통계청이 2022년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70년 46.4%가 된다. 유엔의 ‘세계인구 전망’에 기초해 살펴보면 세계 1위의 고령 국가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변명의 여지 없이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소멸 국가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 소멸은 기초 시·군에서 더욱 가파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8개 기초 지자체 중 113개(49.6%)가 소멸위험으로 분류됐다.
2곳 중 1곳이 소멸 위험지역인 셈이며 인구소멸에 따라 행정구역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역소멸이라는 사회문제는 인구감소, 고령화, 경기침체 등 다층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정부, 지자체, 민간, 학계가 각각의 관점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정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 정책으로 지방재정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구감소지역과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2022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매년 1조 원을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실시되는 고향사랑기부제도 관계인구활성화에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다. 또한 더본코리아는 지역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상품을 활성화해 지역 방문객을 늘리는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로 두 달 만에 예산시장에 18만여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낯선 지역에 청년들이 정을 붙이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한 달 살기’도 지역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30대 스타트업, 프리랜서, 리모트 워커를 겨냥해 ‘일(work)’과 ‘휴가(vacation)’ 즉,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더웨이브컴퍼니의 해결책도 지역 소멸 대응의 좋은 모델이다. 실질적으로 임팩트를 측정하기에는 단기적이고 도입된 기간이 짧아 가시적인 변화를 느끼기 성급할 수 있지만 각자가 고민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지역소멸문제 해결책을 시도해 보며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 ‘로컬라이즈 군산’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민하고 있던 SK E&S가 군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프로젝트다. 지역혁신 창업가를 발굴, 육성해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프로젝트 종료 후 4년간 창업팀 생존율 92%, 청년 정착률 33%, 총 180억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니, 창업가들이 지역에서 가능성을 찾고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 역할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때의 경험과 한계를 배움 삼아 다음 혁신 모델로 고민했던 건 대학이었다. 지방소멸, 인구소멸로 지역에는 위기를 겪고 있지만 대학은 원래 지역의 인재를 양성해 지역 생태계를 이루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나 소셜 벤처 유니버시티’는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지속 가능한 청년의 일자리 창출과 이를 통해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청년인구 이탈 방지로 지방 소멸에 대응하고자 하나금융그룹의 도전과, 언더독스의 창업가 육성 전문성, 그리고 민간의 ESG 활동을 지원하는 고용노동부의 도움을 통해 보다 큰 임팩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22년에는 5개 지자체의 10개 대학교 내 550명을 대상으로 직접 취·창업 교육을 진행했다. 지역 내 우수 창업사례 50개 팀을 발굴했으며 현재 42개의 창업팀이 준비 중이다. 올해는 10개였던 거점 대학을 30개로 늘려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지역의 혁신 창업가를 길러내고 창업 인프라를 구축해 지속가능성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언더독스의 다음 시도는 동료 창업가 육성을 넘어 창업가를 지원했던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세상에 없던 창업교육 시장을 만들며 창업가들과 얼굴을 맞대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나누어 시너지가 극대화된 사례를 지금껏 목격했기 때문이다.창업가, 그리고 그들의 페이스메이커인 정부, 지자체, 민간, 학계 모두가 사회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혁신적인 관점을 나눈다면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전과 노력은 항상 정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크고 복잡한 문제는 다양한 요인과 영향력을 갖고 있어 그 해결책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과 노력을 통해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