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는다. 회사는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허가 후의 청사진까지 완성한 상태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치료제 신약허가신청(NDA)을 지난 16일(미국시간) FDA에 제출했다. 리보세라닙의 본격적인 임상 개발을 시작한 지 12년 만이다.
리보세라닙은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EGFR-2)를 억제해 암의 성장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해 암을 효과적으로 사멸하는 TKI계열 먹는 약이다. HLB가 글로벌 특허권을 갖고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개발해 왔다.
아직 신생혈관억제 기전의 TKI 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된 간암 1차 치료제는 없다. 티쎈트릭+아바스틴 요법이 간암 1차 표준치료로 꼽히지만, 아바스틴 고용량 투여에 따른 단백뇨, 고혈압, 출혈 등 부작용으로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 약물과 1대 1 임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리보세라닙의 환자 생존률이 더 높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다”라면서 “이런 차별점을 기반으로 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선심사 대상에 선정되면 심사 기간은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이에 따라 빠르면 연내 허가도 가능하단 것이 회사 측의 계산이다.
리보세라닙은 허가 획득 후 빠른 판매를 위해 미국 내 상업화 준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엘레바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상업화를 성공시킨 폴 프리엘 CCO(Chief Commercial Officer)와 머크에서 의약품 개발·생산·판매를 담당한 마이클 팔럭키 부사장을 영입했다. NDA를 제출한 만큼 상업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 허가도 신청한다. HLB는 미국에선 직접판매(직판)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유럽에선 파트너사를 찾아 원활하게 영향력을 넓히는 전략을 취한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초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 및 핵심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KOL)들을 만난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은 대형 암 병원을 중심으로 충분히 자체 조직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라면서 “리보세라닙의 본격적인 상업화 준비와 유럽 허가 신청 등 쉬지 않고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HLB는 간암에 이어 리보세라닙의 선양낭성암(선낭암) 적응증 허가도 추진 중이다. 선낭암은 통상 침샘암으로 불리는 희귀질환으로 반복적인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외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현재 최종보고서의 막바지 작성 단계로, 조건부 허가를 놓고 FDA와 미팅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