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달러·엔 환율 143엔 전망”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40.23엔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이 140엔대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반년 만이다.
환율과 화폐 가치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 가치는 올해 1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127.20엔)와 비교하면 13엔가량 하락했다. 유로화나 영국 파운드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과 일본의 금융정책 기조 차이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일 금리 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금융 완화를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조기에 금융 긴축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후퇴했다.
반면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은 탄탄한 경제 지표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커지고 있다. 일부 연준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이날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49.3%로 나타났다.
미국 부채 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 또한 엔화 약세를 부채질했다.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 부채 한도 상향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논의가 생산적이었다.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일본 수입업체와 같은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거나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케이는 “투자와 실수요가 모두 엔화 매도세로 기울면서 엔화 가치 약세를 낳았던 지난해 구도가 재연되고 있다”며 “엔저 기조가 정착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대비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다. 브래드 베치텔 제프리스 외환 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은 항상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다음 주에는 달러당 143엔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