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인증 후 슬그머니 사업 추가…법원 “세제감면 혜택 받을 수 없어”

입력 2023-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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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사진 제공 = 서울행정법원)

벤처 기업 인증으로 취득세 등에서 감면 혜택을 받았다가 이후 임대업 등 다른 업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면 세제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2부(신명희‧곽동준‧권오상 판사)는 A 주식회사가 서울특별시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청구한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A 사는 2016년 일회용품 제조‧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돼 ‘환경형 예비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고 2017년에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후 A 사는 2019년 서울 금천구 지상 8층 건물을 매수했다. A 사는 금천구청에 이 건물이 옛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8조의 3에서 정하는 ‘창업벤처중소기업의 사업용 부동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취득세 75%를 감면 신청하고 취득세 약 8500만 원을 납부했다.

이에 금천구청은 A 사에 ‘이 건물이 제조업 공장용도로 사용되지 않아 취득세를 추징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제조업(위생용 종이제품)’은 벤처 기업으로 확인되지만 임대업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A 사는 2억5900만 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A 사는 2020년 ‘추징 사유가 없다’며 돈을 환급해달라고 청구했고 금천구청은 이를 거부했다.

A 사는 임대업이 A 사의 주요 사업이며 목적 사업범위 내에서 건물을 직접 사용했다는 점에서 추징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A 사가 함께 추진하던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장을 A 사 관할로 이전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레지던스 등 임대 관련 내용이 포함된 사업계획서를 금천구청에 제출했고 여기에 이미 ‘부동산 임대업’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구 지방세특례법에서 말하는 창업벤처중소기업의 세액감면 조항은 새로운 사업을 최초로 개시함으로써 사업창출 효과가 있는 경우에 대해 세제감면 혜택을 주려는 취지라고 판단했다.

지방세특례법 58조의 3(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감면)은 ‘창업일 당시 업종’에 대한 취득세 감면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재판부는 A 사의 업종이 2016년 당시에는 ‘제조업’으로 벤처기업 확인을 받았으나 2019년 추가한 ‘임대업’은 창업일 당시 업종의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특히 A 사가 획득한 건물을 제조업에 사용한 바도 없어 제조업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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