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대환대출 갈아타기…금리인하 효과 있을까 [온라인 환승시대 개막]

입력 2023-05-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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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시장 규모 0.5% 불과
금리인하 경쟁보단 평준화될 듯
수수료·금융 안정성 꼼꼼히 따져야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을 하루 앞둔 가운데, 시스템 구축 목적인 금리 인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사별 대환대출 취급 한도가 정해져 있어 효과가 기대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대환대출 시장은 연간 최대 11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대환대출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각사별 취급 가능한 한도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5월 말에 시작한 만큼 7개월분인 7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각사별 대환대출 취급 한도는 은행이 최대 4000억 원, 저축은행 3000억 원, 캐피털사 500억 원이다. 카드사는 전년 신규 취급액의 10%로 설정돼 있다. 국내 신용대출 시장이 연간 250조 원임을 감안하면 대환대출 시장 규모는 0.5%에 불과하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환대출 인프라가 도입됐다고 해서 특정 금융회사로 신용대출 고객들이 몰려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제어장치가 없어서 특정 기관에서 대규모 신용대출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각사별 취급 한도가 정해져 있고, 금융사들이 여러 플랫폼에 대환대출 상품을 올릴 유인이 적어 결국 대형 플랫폼사나 금융사가 운영하는 플랫폼 위주로 대환대출 상품이 밀집될 가능성이 높다. 온전한 비교가 어려워지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모두 참여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 KB국민은행은 플랫폼 중 유일하게 카카오페이에만 참여했는데, 대환대출 플랫폼 전용으로 단 하나의 상품만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에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토스에는 신한은행·NH농협은행이 입점한다.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핀테크 업체 뱅크샐러드 역시 31일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여타 플랫폼 기업들은 마땅한 제휴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5대 은행이 입점해도 이동은 크지 않으리라고 본다. 신용대출 금리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69~6.29%로, 은행별 금리 구간의 중간값은 5.24~5.585%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이나 급여통장을 개설한 은행에서 우대금리를 받아 대출을 실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갈아타기에 나서는 고객은 적을 것”이라면서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같은 조건의 고객이 다른 은행에서 어느 정도의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는지 알기 수월해진다. 금리 경쟁보다는 금리가 평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환대출 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부담이다. 신용대출 실행 3년 이내에는 대출을 갚으면 0.7% 안팎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 은행 관계자는 “대환 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금리 격차가 월등히 크지 않다면 대환대출의 매력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환대출 플랫폼 중개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대출을 통한 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들이 대환을 하면 금융사는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플랫폼과 제휴 금융사 간 다소 차이는 있지만, 플랫폼에 은행 대출 상품을 안내할 때 핀테크가 받는 수수료는 건당 2% 안팎으로 논의됐다.

주택담보대출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에 이어 연말에는 주담대까지 대환대출 인프라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위주로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대환대출 인프라인 만큼 일정 기간 운영을 통해 소비자 후생, 금융 안정성, 플랫폼의 독점성 등을 고려해 충분히 평가한 뒤 주담대나 전세대출로 확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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