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맞서다 산화한 시민군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27일 광주에서 엄수됐다. 행사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전 전 대통령 일가 중 처음으로 참석했다.
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는 이날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를 주제로 제43주년 5·18민중항쟁부활제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었다. 부활제는 5·18 당시 산화한 영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자 1984년 이후 매해 최후의 항전이 있었던 5월 27일 열린다.
상여를 멘 행렬이 금남로공원에서 옛 도청 앞 5·18민주광장까지 약 500m를 행진하며 부활제가 시작했다.
5·18 영령을 기리는 제례에 이어 도청복원 지킴이로 활동하는 오월 어머니들의 합창과 추모사 낭독, 추모 공연이 펼쳐졌다.
전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씨는 5·18부상자회의 초청으로 부활제를 찾았다. 전씨의 광주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전날 광주에 도착한 전씨는 고(故) 문재학 열사의 모친인 김길자 여사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전씨는 지난 3월 첫 광주 방문 당시 할아버지를 대신해 김 여사에게 사죄하고 용서받았던 인연이 있다.
부활제에 참석한 전씨는 마이크를 잡고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할아버지 탓에 광주 시민을 비참하게 죽였다”며 “가족을 대신해서 재차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일봉 5·18 부상자회장은 추모사에서 “43년 전 마지막 순간까지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라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정신이 헌법 정신 자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