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 개발 등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은 아파트값이 오르고 분양도 흥행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부진한 모습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22일 기준 경기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오르며 1년여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경기 아파트값은 올해에도 매주 하락하고 있다.
경기 아파트값은 양주시, 의정부시, 동두천시 등 외곽지역이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 양주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93% 떨어지면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의정부시와 동두천시 아파트값 역시 각각 0.36%, 0.32% 내리면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 하락거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양주시 덕정동 봉우마을주공5단지 전용면적 59㎡형은 이달 1억6000만 원에 팔렸다. 해당 아파트 같은 평형은 지난달 1억94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한 달 새 3400만 원 내린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의정부시에서는 입주물량 영향으로 장암·민락동 위주로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의정부시 장암동 신곡우성 아파트 전용 84㎡형은 이달 3억48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직전 거래는 지난해 6월 4억3000만 원이었다. 11개월 새 8200만 원 떨어졌다.
반면 용인시 처인구(0.32%), 화성시(0.15%)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들 지역은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삼성전자의 첨단시스템반도체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4단지 전용 59㎡형은 지난달 3억47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해당 평형은 지난해 12월 2억6500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3월 3억1000만~3억2000만 원대로 오른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 역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이달 청약을 진행한 결과 1순위에서 787가구 모집에 3015명이 몰리면서 평균 3.83대 1의 준수한 성적을 받았다.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전용 59㎡ B형의 경우 8가구 모집에 291명이 몰리면서 36.4대 1에 달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음에도 이른바 ‘반세권’(반도체 현장과 가까운 입지)라는 이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등 여러 호재가 유효했다는 평가다.
반대로 뚜렷한 호재가 없거나 분양가가 시세 대비 높은 곳들에서는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 해링턴플레이스 진사 1·2블록은 이달 각각 346가구, 625가구를 모집한 결과 145명, 149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0.42대 1, 0.24대 1로 저조했다. 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4억7000만~4억9000만 원대로 책정됐다. 인근에 있는 평택소사에스케이뷰 같은 면적의 현재 호가가 3억 원대로 책정돼있는 것과 비교하면 1억 원 이상 비싼 셈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는 등 반등 분위기가 점쳐지고 있지만, 개발이나 교통 호재가 뚜렷한 지역들 위주로 몰리고 있다”며 “향후 매매나 분양 모두 입지나 호재에 따라 갈리는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