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신 반도체 받으려면 최소 6개월 걸려
올트먼 “챗GPT 이용자 적었으면 좋겠다”
AI 기업들, 아마존이나 MS 영업사원에 매달리기도
AI 붐을 이끈 건 오픈AI의 생성형 AI인 ‘챗GPT’다. 챗GPT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게 됐다. GPU는 AI 언어모델을 학습하는 데 필수적인 장치다. 현재 이들 부품은 대부분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제작하고 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지난주 주가 급등 속에 1조 달러(약 1324조 원)를 바라보고 있다.
문제는 AI 모델이 갈수록 심화하고 수요도 늘어남에 따라 GPU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UBS에 따르면 챗GPT 이전 버전의 경우 1만 개의 GPU가 필요했는데, 업그레이드 버전을 이용하려면 엔비디아의 고급 GPU가 3~5배는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로 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시점에서 GPU는 마약보다 구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푸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챗GPT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으면 더 좋겠다”고까지 말했다. AI 스타트업 라미니의 샤론 저우 CEO는 GPU를 팬데믹 시절 마트마다 동이 났던 화장지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GPU가 부족해지면서 업계 누구를 알고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정식 루트로는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엔비디아도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공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날 “생성형 AI를 위한 새로운 반도체인 ‘H100’ 생산을 늘렸다”며 “수요는 말 그대로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얻기 위해선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며 이 같은 부족 문제는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세계 최대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의 찰스 리앙 창립자는 “GPU의 이월 주문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생산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서두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퍼플렉시티AI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CEO는 “이미 선불로 지급했다고 해서 GPU가 다음 날이나 다음 주에 도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그냥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AI 개발사들은 GPU 확보를 위해 각개전투에 나섰다. 보유 중인 컴퓨터 네트워크에 여분이 남아있는지 샅샅이 뒤지는가 하면 기업끼리 공유할 수 있는 서버 용량을 조율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들은 그저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영업사원에게 매달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