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류‧치맥 등 소비 급증 가능성에…긍정적 전망↑
이상기후로 슈거플레이션 우려…식품주 투자 유의해야
설탕 가격 상승으로 식음료 기업 부담 커질 듯
올해 역대급 무더위 전망이 커지면서 빙과류나 음료 등을 판매하는 식품주가 주가 상승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이 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점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흥국에프엔비는 16.86% 상승했다. 코스닥 상장사 흥국에프앤비는 과일 농축액이나 커피 베이스 등을 카페 등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같은 기간 빙그레(11.36%)와 농심(8.45%), CJ제일제당(2.58%) 등도 오름세다. 올해 여름 무더위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식음료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철 인기가 높아지는 ‘치맥’과 연관해 주가가 오르는 곳들도 있다. 닭고기 관련주인 마니커와 하림은 각각 2.19%, 0.16% 올랐고,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도 3.37%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식음료 기업을 중심으로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상승해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빙과 성수기를 맞이해 국내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해외 수출은 주력 제품 외에도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흥국에프엔비에 대해 “거리두기 해제 효과로 카페 방문객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3월 이른 더위에 따른 수요 증가세가 더해져 스타벅스, 이디야 등 주 거래처 중심으로 음료 베이스와 커피 등 카페 소재 판매가 증가했다”며 “5월 초 스타벅스 여름 시즌 음료에 대한 원료 납품을 개시함에 따라 성수기 본업 실적 성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봤다.
앞서 빙그레는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935억 원, 127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흥국에프엔비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59억 원, 영업이익은 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132% 올랐다.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다만 설탕값이 올해 크게 오르며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탕 주요 생산국인 인도와 태국 등이 이상기후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설탕 가격이 오르자, 식음료 기업들의 부담이 커져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동남아 여러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기록되고 있고, 원당의 주요 재배지인 인도, 태국, 중국의 원당 생산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5월 CJ제일제당, 대한제당, 삼양사는 B2B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탕 공급 가격 인상 협조 공문을 보내 하반기 원당‧설탕이 주요 원재료인 음식료 업체들의 일부 원재료 부담 상승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식품주도 나타나고 있다. 오리온(-12.01%), 롯데칠성(-8.55%), 오뚜기(-2.81%) 등은 내림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