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럽으로 자금 이동…일본 ETF 유입액 5배↑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의 집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8일까지 미국 주식에만 투자하는 ETF로의 자금 유입은 약 193억 달러(약 25조 5841억 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5%가량 급감했다. 주식 대상 ETF 전체로 보면 같은 기간 69% 줄어들기는 했지만, 미국 주식 ETF로의 자금 유입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향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자금 유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가타 기요히데 도카이도쿄조사센터 수석 전략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후퇴 정도 등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되면서 자금이 유입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좀처럼 억제되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S&P500 구성 종목의 주당순이익(EPS)이 3분기 이후 바닥을 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 기업 실적이 예상 이상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나타난 은행권의 대출 기준 강화도 기업 경영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갈 곳을 잃은 자금들은 미국 대신 유럽이나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일본 주식 ETF 유입액은 이달 1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나 급증했다. 유럽은 폴란드 등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 주식 ETF에 4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의 11억 달러 유출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미국 경제 혼란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자 비교적 경기가 탄탄한 다른 선진국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