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 규모 3.1조 원…볶은 커피 수요, 지속 성장세
취향 세분화·홈카페 유행, 볶은 커피 시장 확대
이마트 연수점, 커피 매대 전진 배치…식품업계는 구색 강화
국내 커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가정에서 커피머신을 활용해 즐기는 홈카페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는 홈카페 수요를 잡기 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1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커피 시장규모는 3조11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7% 성장했다. 국내 커피류 시장규모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6.6%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건 볶은 커피다. 2021년 기준 볶은 커피의 시장규모는 1조9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3%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 역시 8.4%포인트 신장한 35.3%를 기록하며 액상커피 점유율(34.9%)을 제쳤다. 볶은 커피는 볶거나 분쇄한 원두로 제조한 커피다.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제조하는 커피도 볶은 커피에 포함된다.
볶은 커피 시장이 가파르게 커진 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커피전문점 대신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이른바 ‘홈카페’가 유행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최근 소비자의 커피 취향도 점차 고급화, 세분화됐고 커피 가격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커피(생두·원두) 수입량은 20만 톤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17만 톤)과 비교하면 17.7% 늘었다. 또 지난해 기준 가정용 커피머신 수입액은 1억5600만 달러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대비 73.3% 증가했다.
이처럼 홈카페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는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증가하는 홈카페 수요를 반영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커피 코너를 대폭 확대했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마트는 연수점을 리뉴얼하면서 각종 원두와 캡슐커피를 진열한 커피 매대를 매장 정문 앞에 전진 배치했다. 특히 동서식품 카누와 협업해 고객들이 직접 캡슐커피를 맛볼 수 있고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김명준 이마트 커피바이어는 “코로나19 이후 홈카페 시장이 발달하면서 매년 20%씩 고성장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며 “홈카페 문화와 캡슐커피 트렌드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업계도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홈카페족을 겨냥해 홀빈 신제품을 출시했다. 홀빈은 로스팅 후 분쇄하지 않은 원두를 말한다. 이디야커피 자체 로스팅 공장인 드림팩토리에서 생산했으며 손 쉬운 보관을 위해 지퍼팩을 적용했다.
동서식품은 올해 2월 프리미엄 캡슐커피 신제품인 ‘카누 바리스타’와 머신 등을 론칭했다. 이어 3월부터 서울 성수동에 카누 하우스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현재까지 카누 하우스 팝업스토어 누적 방문객수는 6만여 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방문한 셈이다.
한편 네슬레코리아도 소비자별 취향에 맞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머신 ‘버츄오 팝’을 올해 3월 공식 출시했다. 앞서 집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네스프레소 전용 스타벅스 캡슐 플레이버 커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정에 있는 커피머신을 활용해 커피를 즐기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소매 원두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커피 취향도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고 있어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등 구색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