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 9.1% 감소 전망…기업 영업익 악화 불가피
반도체 등 세액공제 상향…내년 법인세 큰 폭 감소 우려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 등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1~4월 법인세수가 15조 원 넘게 덜 걷히면서 세수 펑크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엔 법인세수가 올해보다 더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본격화된 수출 감소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영업실적 악화가 내년 법인세 부과에 반영돼서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법인세수(35조6000억 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조8000억 원 줄었다. 이는 4월 누적 전체 세수 감소분(-33조9000억 원)의 48%에 달하는 규모다. 법인세 급감이 세수 부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4월 만 놓고 보면 법인세수(11조3000억 원)는 1년 전보다 9조 원 줄었다. 4월 전체 세수 감소분(-9조9000억 원)의 90%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법인세수인 105조 원(전년보다 1조4000억 원↑)을 못 채울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법인세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 등에 따른 기업 영업이익 감소가 주 원인이다. 통상적으로 법인세는 전년에 기업이 거둔 영업이익에 대해 다음 해 3월에 법인세가 부과된다.
지난해 법인세수는 2021년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보다 103조 원 넘게 걷혔다. 하지만 올해에는 수출 감소가 시작된 작년 4분기의 기업 실적 부진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법인세수를 크게 밑돌고 있다.
4월엔 법인세수가 유독 많이 줄었는데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에 더해 작년 8월 중간예납 기납부세액 증가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3월 법인 실적이 좋았고, 이를 기초로 내년에도 실적 호조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작년 8월 법인세를 중간예납한 기업들이 많았다"며 "올해 3월 법인세 납부 시에는 중간예납을 제외한 금액만 내게 된다. 중간예납이 늘어날 수록 다음해 법입세수는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법입세수 감소가 올해로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 부진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522억4000만 달러)은 우리나라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 및 대(對)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줄었다. 이로써 우리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30일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연간 수출액이 전년보다 9.1% 줄어든 621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6717억 달러·-3.1%)보다 더 낮춰 잡은 것이다.
이는 기업들의 영업실적 악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내년 법인세수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 개연성이 크다.
여기에다 올해 3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조세특례제한법(K칩스법) 적용으로 내년 법인세수 감소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
K칩스법은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디스플레이 등의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최대 35%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에 따른 내년 세수 추가 감소분은 3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동물세포 배양·정제기술 등 바이오의약품 관련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