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 '신경영 선언' 30주년
5년간 450조원 투자 '승부수'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확장
"강점, 더 강하게 만드는 경영"
7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기념일이자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3년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삼성 혁신의 원동력이자 ‘초격차 DNA’를 향한 굳건한 이정표가 됐다. 이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아버지를 뛰어넘는 ‘승어부(勝於父)’의 뉴리더로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핵심은 반도체·로봇·배터리·바이오 = 이 회장은 2020년 말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더 크고 강한 기업을 넘어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기업가로서의 ‘꿈’을 밝혔다. 이 선대회장으로부터 삼성을 이어받아 진정한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이 회장이 2021년 8월부터 경영 활동을 재개한 후 삼성은 점차 활기를 되찾고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돌아온 삼성은 반도체, 로봇, 배터리, 바이오, 신성장 IT(정보기술)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밑그림을 차곡차곡 그려 왔다.
◇초일류 위해 450조 투자 =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를 위해 천문학적인 수준의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2대 첨단 산업과 신성장 IT(6G·인공지능) 부문에 국내 360조 원을 포함해 총 45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삼성이 투자한 금액보다 120조 원 많은 규모다. 국내 투자금액만 놓고 보면 40% 이상인 약 110조 원 증가했다.
재계에선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이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재용의 결단 =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기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뉴삼성’의 근간으로 기술 중심 경영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은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미래 초격차 달성을 위한 이 회장의 위기감과 고민이 담긴 결단이 엿보인다.
이 회장은 점차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에 20년간 300조 원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의 ‘반도체 비전’이 달성된다면 삼성은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반도체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치열한 목표 설정과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삼성의 미래 30년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약점은 강점으로, 강점은 더 강하게 만드는 경영 감각으로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