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 사건을 두고 이용자들의 앱 삭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5일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린 여대생 A 씨는 “부산에 사는데 정유정이 내 정보를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과외앱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에 다른 이들도 “사건 터지고 찝찝해서 탈퇴했다”, “무서워서 오늘 과외 취소했다”, “이상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어서 더 무섭다” 등의 글이 잇따랐다.
정유정은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학부모를 가장해 ‘중학교 3학년 아이가 영어 과외를 받고 싶다’라며 피해 여성에게 접근했다.
대부분의 과외앱은 강사로 등록할 때 대학교 학생증 이미지, 신분증 등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강사의 출신 중·고등학교, 고교성적, 사진 등도 공개된다.
정유정이 사용한 중개 앱의 경우 학생증 등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도 올려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회원으로 등록하면 이들 정보를 손쉽게 열람할 수 있으며 전화번호도 쉽게 얻을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신원 확인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지만, 강사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의 노출도가 높은 편이다.
정유정이 사용한 과외 중개 앱은 과외교사가 약 45만 명, 학생과 학부모 회원 약 120만 명이 가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앱은 2일 대표이사 공지를 통해 “앞으로는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 모든 회원 유형에서 신원 인증을 거쳐야만 과외 상담이 가능하도록 수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