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한눈에…한국 기업·기관 544곳 참여
올해 위탁개발생산,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체-약물 접합체 등 주목
“한국의 바이오산업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세계에서도 주목받을 수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바이오USA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트렌드와 최근 기술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로, 미국 바이오협회(Biotechnology Innovative Organization) 주관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전시는 85개국의 9100여 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이 참여했고, 전시장 운영 부스만 1500여 곳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해외 진출, 기술이전, 투자 유치 등을 위해 기업·기관 544곳이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국내 참여 기업·기관 255개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행사 첫날인 이날, 컨벤션 센터는 행사장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이한 만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사전 등록자들의 줄도 끝없이 이어져 바이오USA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전시장 입구에 앞쪽엔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가 자리하고 있다. 창사 이래 11년 연속 바이오USA에 참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참가 기업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인 167㎡ 크기의 단독 부스를 설치했다. 테마는 ‘당신의 지속 가능한 파트너(Your Sustainable Partner)’로 정했다. 부스의 모든 자재를 나무·돌·천·재활용품 등 친환경 소재로 구성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했다. 방문객에는 기존의 브로슈어 인쇄물 대신 QR코드를 통한 디지털 브로슈어를 제공했다.
이날 부스투어를 진행한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지속 가능한 CDMO 파트너로서의 비전과 실천 의지를 알리고자 에코 프렌들리(Echo Friendly)하게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현재 전 세계 CDMO 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60만4000리터(ℓ)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도 1등이지만, 5공장 완공으로 1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으로 2025년 4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회사 설립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던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올해 두 번째로 바이오USA에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큰 규모의 부스로 회사 알리기에 나서며, 올해 CDMO 사업 수주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의 제조 기술, 공정개발 서비스, 품질 시스템과 더불어 국내 메가 플랜트 설립 계획 등 자사의 차별화 역량 등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사전 조율된 30여 개의 국내외 주요 글로벌 제약사, 중소형 바이오텍 등 다양한 기관과의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에 대한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매년 바이오USA에 참가하고 있는 셀트리온도 글로벌 파트너링과 브랜드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신규 모달리티 발굴을 위한 플랫폼 기술,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및 항체신약, 마이크로바이옴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개발을 이어가며 잠재적 파트너를 탐색하고 향후 공동개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회사를 넘어 신약개발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다각도로 사업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운영하는 한국관에도 해외 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행사 시작 약 1시간 만에 한국관 방문객이 1000명을 넘어서며, 세계가 주목하는 K-바이오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최근 정부가 ‘바이오’에 대해서도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국내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제 세계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미래의 유망성이나 성장률을 생각하면 바이오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