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이나 댐 파괴 배후 아직 몰라”…“러시아 소행” EU·나토와 온도 차

입력 2023-06-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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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결론지어 말할 수 없어, 추가 확인 중”
EU “러시아 전쟁범죄에 해당”
나토 “러시아 잔인함 보여주는 행위”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6일(현지시간) 수재민들이 담요를 덮고 있다. 헤르손(우크라이나)/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이 포탄 공격에 파괴된 가운데 미국이 배후를 아직 알지 못한다며 중립을 지켰다. 러시아 소행이라고 주장한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다.

6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정책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결론지어 말할 수 없다”며 “분명한 건 우크라이나 시민과 해당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댐 파괴의 책임이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해당 보도를 확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6일(현지시간) 수재민들이 홍수 피해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헤르손(우크라이나)/AP연합뉴스
이는 사건 직후 러시아 소행이라고 단정 지은 EU나 나토와 사뭇 다른 반응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새로운 차원의 러시아 만행을 보여준다”며 “국제법, 특히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민간 인프라 파괴는 명백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러시아의 전례 없는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어이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포탄에 맞아 파괴됐다. 해당 댐은 높이 30m, 길이 3.2km로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시설의 일부다. 수량 18㎦의 저수지를 끼고 있으며,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물을 대고 있다. 유엔은 이번 일로 1만6000명이 수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하고 있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의도적인 댐 폭파는 전쟁범죄로 분류된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서로를 주범으로 지목 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러시아 테러리스트에 의해 발생한 수해는 우크라이나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의 테러 행위는 범죄에 대한 배상금만 늘릴 뿐 우리 땅에 머물 기회를 늘리진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영토 수복엔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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