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7일 코스피가 소폭 상승 출발 후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 선물 동향과 함께 중국 경제지표에 주목하며 매물 소화 과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미국 증시가 최근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지며 매물 소화 과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어가는 과정 속 업종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어 그동안 한국 증시를 견인했던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 기조가 뚜렷해 외국인 수급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우호적이다. 아울러 세계은행이 올해 경제의 예상보다 높은 회복력에 힘입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는 올해 부진한 수출이 개선될 수 있으며,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수출입 통계도 주목할 만 하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이 달러화 기준 예상했던 전년 대비 8%는 물론, 지난달 발표된 8.5%를 웃돈다면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할 경우 차익 매물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현재 증시를 둘러싼 제반 환경을 살펴보면, 연내 금리 인하의 현실화를 놓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의 기대감이 차츰 후퇴하고 있다. 지난 2거래일 동안 있었던 호주중앙은행(RBA)의 추가 금리 인상, WBA의 미국(기존 0.5% → 수정 1.1%), 중국(4.3% → 5.6%) 등 전 세계(1.8% → 2.1%) 성장률 상향 조정 등이 해당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증시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소수의 의견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일례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 watch 상 12월 FOMC 기준금리 상단 전망치(현재 5.2%)는 한 달 전만 해도 4.5%가 컨센서스(확률 49.5%, 현재 0.2%)였으나, 현재는 5.25%(확률 44.0%, 1개월 전 0.1%)로 옮겨간 상황이다. 나아가, RBA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 등 메이저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연준 홀로 긴축 중단 후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는 게 어려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월요일 국내 증시는 미국 부채한도 상향 소식, 미 5월 고용지표 결과 등을 긍정적인 미국발 재료에 힘입어 철강, 기계 등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마감했다. 오늘은 미국 ISM 서비스업 지수 둔화, RBA의 추가 금리 인상, 세계은행의 성장률 전망 상향 등 국내 휴장 기간 동안 발생한 대외 상하방 재료들을 소화하면서 강보합 출발 이후 장중 중국 수출입 지표에 영향을 받는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 관점에서는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성장 전망 개선 등으로 그간 소외됐던 경기 민감주들이 지난 월요일에 이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또 애플은 2 거래일간 약보합세를 기록했으나, 이들 전일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한 MR 기기인 ‘비전 프로’가 국내 디스플레이, AR 등 애플 관련주들의 투자심리 호전시킬 수 있을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