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수감 중인 박근태 전 노조지부장을 면회한 사실이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노조소식지 1면에 권 회장이 1일 경주교도소를 찾아 수감 중인 박 전 노조지부장을 면회한 사실을 밝혔다.
박 전 노조지부장은 2019년 5월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에 반대하며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1, 2심에서 법정구속 없이 징역 2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지난해 8월 구속됐다.
권 회장은 이날 경주교도소를 찾아 수감 중인 박 전 노조지부장을 면회했고, 같은 날 현대중공업 노조도 면회하기 위해 찾았다가 권 회장의 면회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박 전 노조지부장 면담에서 “서로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다가 벌어진 일이 이런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 안타깝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곧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현중지부는 그룹의 최고책임자인 권오갑 회장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직접 박근태 지부장을 면회하고 한 부분을 뒤늦었지만 환영한다”며 “이는 박 지부장이 지난 구조조정 과정에 벌어졌던 모든 아픔을 책임지고 구속된 아픈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으로 현중지부는 받아들인다”고 했다.
박 전 노조지부장도 면회에 감사를 전하며 ‘회사와 노조가 힘을 보아 회사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의 이번 방문으로 올해 임금협상 교섭에서 노사 신뢰를 쌓기 위한 바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사는 지난해 단체교섭을 2013년 이후 9년 만에 무분규로 타결했으며 올해는 교섭 상견례를 열고 조속한 타결을 위한 뜻을 모았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