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기부천사가 대전 신인동 행정복지센터에 놓고 간 돈 봉투들. (사진제공=대전 동구/연합뉴스)
8일 신인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익명의 기부가 시작됐다. 직원들이 행정복지센터 출입구 안팎에서 봉투를 발견하나, 민원인이 ‘봉투가 떨어져 있다’며 주워 오는 식이었다. 한 달에 두세 번씩 발견되는 봉투 안에는 만 원권 지폐 2~5장이 들어 있었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누가 놓고 갔는지 파악이 안 된다”며 “드러나는 걸 꺼리는 것 같아 굳이 알아내려 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부자의 뜻을 살리기 위해 식재료를 채워 놓고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나눔냉장고’ 재료 구매나 긴급 복지 등에 이 돈을 사용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주민도 익명 기부천사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일면식도 없는 분의 도움으로 막막하기만 했던 생계 걱정을 덜게 됐다”며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나도 형편이 나아지면 소액이라도 누군가를 위한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천사의 선행은 기부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임을 일깨워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