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쌓이는 적자에 수익 구조 다변화 추구
서울교통공사가 매년 수송 인원 1위를 기록하는 2호선 강남역을 비롯해 젊은 세대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신사·성수·홍대입구역의 역명 판매를 진행한다.
공사는 해마다 쌓이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역명병기 사업을 비롯해 역사 내 일정 공간을 의원·약국으로 구성한 메트로 메디컬존과 반려동물용품점도 입점하는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나섰다.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내 총 30개 역의 역명병기 유상판매 입찰을 이달 21일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온비드’를 통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2016년 시작한 역명병기 사업은 지하철역의 기존 역명에 부역명을 추가로 기입해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부역명은 폴사인 역명판, 출입구 역명판, 승강장 역명판 등 10종의 대상에 표기할 수 있다.
이번 입찰이 진행되는 30개 역은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18개 역과 새롭게 입찰을 시행하는 12개 역이다. 매년 전국 지하철역 수송 인원 1위를 기록하는 강남역, 젊은 인파와 해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2호선 성수역·홍대입구역, 3호선 신사역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대상 역에서 1㎞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낙찰받은 기업이나 기관은 향후 3년 동안 원하는 기관명을 대상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재입찰 없이 1차례 계약 연장도 가능하다.
공사는 해마다 쌓이는 적자로 인해 역명병기 사업을 비롯해 수익 창출을 위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지하철 적자 규모는 약 9200억 원,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230억 원에 달한다.
공사는 올해 6월까지 42개 역사 내 38개 기관이 역명병기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총 169억8000만 원의 부대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해 6월에는 7호선 논현역이 역대 최고가인 9억 원에 강남브랜드안과에 낙찰되기도 했다.
지하철 역사 내 일정 공간을 의원·약국으로 구성한 메트로 메디컬존 사업은 승객들의 인기를 끌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7월 1호선 종로3가역, 2호선 역삼역에 처음으로 운영을 시작한 메디컬 존 사업은 현재는 2호선 합정역, 면목역 등으로 확장됐다. 이를 통해 공사는 해마다 11억 원가량 수익을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5호선 명일역, 6호선 응암역 등 총 5곳에 반려동물용품 전문점 입점하는 조건을 내건 입찰을 진행하기도 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철역 중에는 인지도가 높거나 수송인원이 많아 광고 효과가 큰 역들이 있기 때문에 인접 기관이나 기업들이 역명병기사업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했으면 한다”라며 “역명병기 사업에 있어 지역의 고유성과 대표성을 갖는 기업들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메트로9호선도 이달 30일까지 개화~신논현역 구간 25곳 중 20곳을 대상으로 역명병기 사업 입찰을 진행한다. 현재 9호선 내에는 샛강(KB금융타운)·국회의사당(KDB산업은행)·동작(현충원)·마곡나루(서울식물원)·흑석(중앙대입구)역이 역명병기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