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 땐 배당주’라는 투자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주주 환원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여름 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금처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배당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하거나 추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6월 말 배당을 공시한 코스피·코스닥 기업은 △S-Oil △SK케미칼 △미원상사 △신한지주 △쌍용씨앤이 △CJ제일제당 △씨젠 △HD현대 △케이카 △한온시스템 등 18곳(우선주·리츠 제외)이다. 지난해 85개사가 중간배당을 실시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중간배당에 나설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해의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배당을 실시하는 결산배당과 달리, 중간배당은 회계연도 중간에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이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통상 6월 말을 기준일로 삼고 7~8월에 배당금을 지급한다. 중간배당이 ‘여름 보너스’로 통하는 이유다. 배당락일이 오면 주가가 출렁이는 ‘배당락 효과’도 결산배당보다 덜하다.
주주 환원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중간배당을 결정하는 기업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중간배당을 결정한 기업은 2018년 56개→2019년 61개→2020년 52개→2021년 72개→2022년 85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기업 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배당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간배당금은 2017년 2조175억 원에서 2021년 4조7557억 원까지 급증했다가 지난해 4조475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지난해 2500원의 중간배당금을 지급한 S-Oil의 경우 올해는 중간배당금을 축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S-Oil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41%가량 감소했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보험주 역시 금융당국의 ‘자제령’에 배당을 확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배당금으로 손실을 메꿀 수도 있고, 추가적인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 투자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주가 대비 주당배당금(DPS)이 얼마나 높은지를 살펴보는 것 외에, 추가 성과를 위해 주가 낙폭이 과대하거나 순익 전망치가 상향하는지에 대한 지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