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15일 출시…‘5년간 5000만 원’ 목돈 마련 가능할까

이달 15일부터 시작되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막바지 금리 조율에 나섰다. 1차에 공시됐던 기본금리 수준을 올리고 우대금리 항목을 줄이는 방향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의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5년 만기 적금 상품이다. 3년은 고정금리, 이후 2년은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청년층이 5년간 5000억 원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정책금융상품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운영을 개시하는 12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국민·부산·광주·전북·경남·대구은행)에서 금리를 14일 최종 확정한다. 다만, SC제일은행은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애초 확정 예정일은 12일이었으나 금리 1차 공시 후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가 협의에 나섰다. 유재훈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앞서 9일 브리핑에서 “은행별 우대금리조건이 실현 가능한지 검토하고, 금리를 정확히 비교하는 방식으로 공시하기 위해 일정을 늦췄다”며 “기본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은행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8일 은행연합회의 1차 공시를 보면 올해 11개 취급은행의 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는 3.5~4.5%로 집계됐다. 소득 우대금리 0.5%와 은행별 우대금리를 합하면 최대 연 6.5% 수준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금리는 6%였다.

논란이 된 건 은행별 우대금리다. 금융당국은 우대금리 수준이 천편일률적으로 높고, 달성하기 지나치게 힘든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11개 은행이 발표한 우대금리는 1.50~2.00%포인트(p)로 5대 은행과 경남은행이 2.00%p, 나머지 5개 은행이 1.5~1.8%p이다. 이는 0.70~1.00%p이었던 청년희망적금의 은행별 우대금리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느냐 없으냐에 따라 금리가 4%대에서 6%대까지 뛸 수 있다는 점은 논란을 키웠다. 가입 직전 1년간 해당 은행 예ㆍ적금 미보유, 카드 실적, 지로ㆍ공과금 납부 등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유 국장은 “우대금리 조건을 강제하기는 어렵겠지만, 가능하면 우대금리 비중을 줄이고 일부라도 기본금리에 포함시켜 기본금리를 올려달라고 (당국이 은행권을) 설득 중”이라며 “우대금리 조건은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으로 바꾸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가 한눈에 금리를 비교해볼 수 있게 일목요연하게 공시할 예정”이라며 “예컨대 소비자가 우대금리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기본금리만을 보고 은행을 결정하는 등 정확하게 비교ㆍ결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14일 발표될 최종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종금리 수준은 1차 공시 때와 비슷하게 평균 5.94%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차 공시 때 기본금리 수준과 우대금리 조건을 둘러싸고 지적이 제기된 만큼, 기본금리가 기존 3.5~4.5%에서 얼마나 더 높아질지 주목된다.

신규 가입자에 대한 금리는 1년마다 발표될 예정이다. 14일 확정되는 금리는 6월부터 1년간 청년도약계좌를 가입하는 청년들에게만 적용된다는 뜻이다. 내년 기준금리 수준에 따라 은행별 금리가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5년간 5000만 원’이라는 목표가 달성 가능한 게 맞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유 국장은 “기준금리가 낮아진다고 해도 은행들과 잘 협의해서 금리가 변동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 기여금이 들어가는 정책금융 상품이기 때문에 정부가 상당한 예산을 (청년도약계좌에) 쏟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은 이익을 우선시하기보다 미래 고객 확보, 청년 세대 지원의 측면에서 (금리 수준을) 조금 더 검토하면 좋겠다”며 “많은 청년이 열심히 하면 5년간 5000만 원 목돈을 모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청년도약계좌는 이달 15일 오전 9시부터 11개 취급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입 신청할 수 있다.

이달에는 15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가입할 수 있다. 15일부터 21일까지는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5부제에 따라 가입신청이 가능하고 이달 22일과 23일에는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가입신청할 수 있다. 7월부터는 매월 2주간 가입신청 기간을 운영한다.

가입신청자는 은행 앱에서 연령 요건, 금융소득종합과세자 해당 여부 등을 신청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개인소득, 가구소득 요건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비대면으로 확인한다.

요건 확인 후 신청은행에서 가입 가능하다고 안내받은 청년은 1개 은행에서 7월 10일부터 21일 중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가입신청은 복수 은행에서 가능하지만, 계좌개설은 1개 은행만 선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청년이 5년간 계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금담보부대출 운영, 햇살론 유스 대출 시 우대금리 지원 방안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정기간 청년도약계좌를 납입·유지하는 청년들에게 신용점수 가점이 자동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축적한 목돈을 기반으로 자산형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계좌 가입 후 1년 정도 유지하던 청년이 갑자기 돈을 쓸 일이 생겼을 때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청년도약계좌 납입금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적금담보부대출 이외에 방법을 더 찾기 위해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