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인식 제고 차원...향후 청각, 지체 등 확대
국내 게임사들, 자체 가이드라인 개발 중 시각 …일부 게임에 반영
정부가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입법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향상을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1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색각이상자를 포함한 시각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개발과정에서 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장애인 게임이용자의 목소리를 조사하고 색각이상자를 포함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게임의 시각장애중심으로 접근성 개선방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이나 EU(유럽연합), 일본 등 게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공공 제도를 마련한 해외 사례나 기업의 정책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게임을 이용하고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의 게임 이용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다. 콘진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20년 대비 약 11.2% 성장한 약 20조 9913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콘진원의 장애인 사업 예산은 전체 예산의 0.46%(2021년 기준)에 불과하는 등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애인의 게임 이용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만큼 해당 이슈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실질적인 법, 제도 개선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콘진원 관계자는 “향후 법제화를 위해 산업 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인 인식을 제고하는 등 기초적인 기반을 다지는 것으로”이라며 “시각 분야 연구를 시작으로 향후 청각, 지체 등 장애유형별 연구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누구나 차별 없어야” 韓 게임업계도 ‘활발’
국내 게임업계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개발에 한창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확률형 게임, 게임 질병코드 등 다른 현안에 밀려 지지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 차원에서 게임사를 대상으로 정책협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장애인 게임 접근 향상과 인식개선을 위한 민·관협력체계를 강화하면서 산업계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활성화는 대안 나오고 구체적인 기준 마련돼야 활성화되는데 그동안 이슈가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심이 덜 했고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진행이 더딘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게임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산하 조직인 ‘게임 디자인 랩’을 통해 게임 접근성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작 중이다. 개발 과정에서 오디오와 컨트롤, 인터페이스,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방면에서 접근성 강화 방안을 도출하고 단계적으로 게임에 적용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연내 출시할 쓰론 앤 리버티(TL)에 가장 먼저 적용할 예정이며 향후 출시할 게임뿐만 아니라 기존에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D&I((다양성&포용)실을 설립한 스마일게이트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게임 제작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개발 조직에 배포했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가상현실(VR) 슈팅 게임 '시에라 스쿼드'에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