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상품이 없다" 금감원 경고장에도 하소연하는 보험사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 단기납종신 등 일부 상품에 집중된 출혈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를 연달아 불러 불완전판매 경계령을 내렸는데, 보험사들은 해당 상품이 아니면 “팔 상품이 없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12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8일과 9일, 보험업계를 연달아 불러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 단기답종신 상품 판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상품들은 CSM(보험계약마진)이 높아 보험사들 사이에서 주력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어른이(어른+어린이)’ 경쟁이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른이보험은 DB손해보험이 2018년 4월 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한 연령을 25세에서 30세로 확대하면서 그 개념이 정립된 상품이다. 대부분 손보사가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30세로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롯데손해보험이 35세까지 다시 연령대를 상향했다.

어린이보험은 성인 전에 대한 보장인데 100세까지 보장을 한다는게 상품 취지와 맞지 않으며, 만기를 20세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차라리 상품명에서 ‘어린이’를 제외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손해율 상승도 우려하고 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상해 및 질병 등의 발생 위험률은 높아지는데 이는 보험사들이 받은 보험료를 운용하는 시간보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납부 기간이 짧은 단기 납 종신보험을 주력 판매하고 있다. 종신보험 수요가 꾸준히 감소했던 젊은 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CSM 늘리기에도 이점도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 납 종신보험 상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판매할 때 저축보험처럼 불완전판매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해당 상품이 아니면 팔리는 상품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이 MZ세대의 외면을 받으며 미래 수요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단기납 상품 판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보험사들의 판매 전략까지 간섭하는 건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