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자금조달 방법 늘어난다…선진벤처금융기법 도입 12월 본격 시행 [종합]

입력 2023-06-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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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지분전환계약, 투자조건부 융자 등 선진벤처금융기법이 올해 내 도입될 전망이다. 벤처 투자가 침체된 상황에서 투자 유치 방안이 다양해지면서 벤처기업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선진 벤처금융기법 도입, 투자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20일 공포돼 12월2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하위법령을 정비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2021년 3월 관련 법률안이 발의된 지 2년여 만에 이뤄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올해 3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안을 합쳐 대안을 제안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거쳐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에 따라 창업투자회사의 명칭이 ‘벤처투자회사’로 변경돼, 주된 업무인 벤처투자 및 벤처투자조합 운용과 일관성을 기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조건부지분전환계약’, 저금리 융자와 신주인수권을 결합해 스타트업의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조건부 융자’, 벤처투자조합의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특수목적회사’ 설립 등 투·융자 복합 벤처금융기법의 근거가 마련됐다.

조건부 지분전환계약은 스타트업에 먼저 대출을 실행하고,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가 확정되면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에 널리 활용된다. 투자조건부 융자는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받기 전까지 신주인수권을 담보로 저금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선진투자기법의 도입 근거가 마련되면서 시장 활용이 본격화되면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투자 압박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벤처펀드가 별도 투자목적회사(SPC)를 자회사로 설립할 수도 있도록 했다. 벤처투자조합이 필요한 경우 차입이 가능한 SPC를 설립해 효율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인수ㆍ합병 목적으로 결성된 벤처투자조합이 투자목적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인수ㆍ합병 당사자가 출자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 인수ㆍ합병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아울러, M&A 펀드의 신주 투자의무를 폐지하고, 벤처투자회사 겸영 창업기업자의 이중의무를 해소하는 등 투자 규제가 완화된다.

이영 장관은 “선진 벤처금융기법 도입과 투자 규제 완화는 스타트업의 자금 애로를 해소하고 벤처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하위법령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 소셜벤처실태조사(2021년 기준)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은 경영 과정에서 자금조달(59.5%)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력이 3년 미만인 기업들은 65.8%가 자금조달로 고민하고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업계는 개정안 통과로 자금 조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창업·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자금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자금줄이 말라가는 데다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스타트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술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확실히 투자받을 다양한 수단들이 생기고, 벤처캐피털(VC) 입장에서도 기존 방식 외에 새로운 투자 방식이 늘어나니 지금보다 투자 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위법령 정비 과정에서 허용하는 차입 비율 규정도 중요한 것으로 봤다. 김 전무는 “차입을 300%나 400%로 해줄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라며 “그만큼 재원이 많이 확보되니 훨씬 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 팀장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도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도입이 되면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초기 기업들이나 스타트업 등 비상장 기업들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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