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이 국내 제약사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다. 굵직한 기업들의 본사 혹은 연구소가 잇따라 옮겨가면서 ‘과천 바이오클러스터’가 형성될 전망이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JW중외제약과 안국약품, 광동제약 등이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JW중외제약은 이전을 완료했으며, 안국약품과 광동제약은 내년 이전 예정이다.
이들이 새 둥지를 튼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다. 135만3090㎡(약 41만 평) 규모로, 제약사를 포함해 700여 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과천 시대를 여는 제약사들은 연구·개발(R&D) 역량을 한곳에 모으고 있다.
JW그룹은 연면적 3만5557㎡(1만756평)에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의 과천 신사옥의 절반 이상에 연구시설을 배정했다. 주력 연구 분야인 혁신신약과 차세대 수액제, 정밀 체외진단 제품, 첨단 의료기기 등 미래 성장동력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자체 구축한 주얼리(JWELRY), 클로버(CLOVER) 등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과 연구장비, 시약 등을 통합 운영해 융복합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R&D 심장부로서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 역량으로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경동제약과 일성신약이 과천으로 본사를 옮겼다. 경동제약은 스마트K빌딩 B동, 일성신약은 A동에 각각 자리 잡았다.
안국약품은 연면적 3만1640㎡(9571평)에 지하 6층·지상 14층 규모의 신사옥을 짓고 있다. 내년 3월 말에서 4월 초 이전 예정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면밀히 준비 중이다. 안국약품의 비영리 문화공간 AG갤러리도 함께 이전한다. 현재 사용하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사옥은 처분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흩어져 있던 계열사와 연구소를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고 매출 증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5월부터 568억 원을 들여 과천 신사옥 공사를 시작했다. 내년 7월에 완공하면 내년 말까지 이전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면적 2만3376㎡(7071평)에 지하 6층 지상 15층 규모다.
안국약품과 계열사들은 서울 영등포구와 강서구, 경기도 김포시 등에 흩어져 있다. 광동제약 역시 본사는 서울 서초구, R&D센터는 구로구에 있어 구심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모이면서 과천은 제약·바이오기업이 다수 분포한 서울 마곡, 국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인 인천 송도, 바이오벤처가 몰린 경기도 판교에 이어 수도권의 새로운 바이오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동력을 얻었다. 특히 정부가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 육성·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K바이오를 전략적으로 키우겠단 계획을 재차 강조한 만큼 과천 시대와 더불어 과천 바이오클러스터도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