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들어 매 분기 인상해 40.4원 올라…5회에 걸쳐 39.6% 인상
신재생 사업 비리 관련 "감사원 감사·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재발 방지 대책 철저히 수립"
3분기 전기요금을 결정할 시간이 다가왔지만,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민 부담을 고려하면 인상이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이 채 일 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요금의 연이은 인상은 여당에서도 부담되는 사안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 부담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전기요금 인상이 이달 안에 결정될 것이냐는 질문에 "16일에 연료비 정산단가가 한국전력에서 제출될 것이고 이를 살펴봐야 한다"라며 "최근 에너지 가격 추이와 우리 물가 상황, 국민 부담 능력, 한전의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한전이 제출한 전기요금을 토대로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과 한전의 누적적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0일까지 한전에 전기요금 관련 의견을 전달한다. 한전이 제출한 인상 요인과 관계 없이 정부는 전기 요금을 동결할 수 있다.
강 차관은 "국제 유가가 지난해 이 시기 108달러인데 지금은 72달러로, 유연탄 가격도 톤당 377달러에서 지금은 149달러로 떨어졌고, 가스 도매가격 역시 지난해 27달러에서 지금은 8.8달러로 내려가는 등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기의 문제도 전기 요금 동결 가능성을 키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6일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3월 결정돼 4월 1일부터 적용됐어야 할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45일가량 늦춰진 것이다.
당시 정부는 물가 상승 압박과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 등을 고려해 한전의 자구 노력 이행을 전제 조건으로 kWh당 8원 인상을 단행했다.
2분기 요금을 올린 지 겨우 한 달이 지났는데 곧바로 3분기 요금 인상을 결정하기엔 정부와 정치권의 부담이 너무 크다.
강 차관은 "이번 정부 들어 매 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했는데 5회에 걸쳐 총 kWh당 40원이 넘는 수준이다.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라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와 윤 정부의 계속된 요금 인상을 설명하는 것은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의 당위성을 갖기 위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 진행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여러 건에서 비리 혐의를 발견하고 검찰에 수사 요청한 건과 관련해선 "마음이 무겁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작년 10월부터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로 강임준 군산 시장과 산업부 전직 과장 2명 등 총 13명을 직권남용,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요청했다.
강 차관은 "감사원이 감사하고 있거나 수사 의뢰한 건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에서 부당하거나 위법하거나 직권 남용이 발견돼 하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산업부는 성실히 조사받고 협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과 제도적 미비에 따른 사업관리 부실 등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