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비슷한 사례를 종종 만난다. 사람들이 호소하는 대인관계 문제는 다양하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과도한 긴장을 하거나 위축되는 경우, 상대방의 반응을 읽지 못하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려는 경우, 대화 주제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고 맥락을 파악 못 하는 경우, 이기적이고 튀는 행동을 하거나 혼자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 특정 대상, 낯선 장소나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힘들어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관계 형성이 어려운 사람들의 성장과정을 뒤밟아보면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양육태도로 인해 자존감이 낮고 자신감이 없는 위축된 유년시절을 만나게 된다. 가정이란 울타리의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 속에서, 학령기에는 학교 내 또래관계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사람의 모습을 탐색하며 갈등과 좌절 등 다양한 상호 정서적 교감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만 그럴 기회가 부족했을 것이다. 이러한 안정적인 관계 형성은 타고나는 기질이나 개인의 성향도 중요하지만 경험과 배움을 통해 사회성을 바탕으로 후천적으로 형성하기도 하는데 미처 방법을 터득 못 했을 수도 있다.
관계형성이 왜 어려울까? 관계 속에서 ‘나와 너’가 아닌 ‘나’에게만 몰두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생각, 내 감정에만 집중하다보니 상대방의 생각, 감정은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달을 보려면 손가락 끝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봐야 하는데 손가락 끝만 보고 소통이 안 된다고 왜곡되게 생각한 때문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염려스러운 것은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한 자발적인 관계 단절이다. 세상을 나 혼자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들과 어울려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는 훈련이 필요하다.김현주 서대문구보건소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