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려주신 주치의 선생님이다.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다. 감사하다.”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병원 인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17일 서울아산병원따르면 16일 오후 1시 20분쯤 병원 인근 교차로에서 덤프트럭을 몰던 60대 A씨가 우회전 중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주 교수를 쳤다. 주 교수는 당시 자전거를 운전하고 있었다.
주 교수는 평소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평가 받아왔다.198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해 온 주 교수는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증 등 응급 수술이 잦고 의사 인력이 많지 않은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2020년부터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대동맥 박리를 치료해왔다.
특히 그는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급 환자 수술에 매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병원 소식지에서 “흉부외과 의사는 공휴일 구분 없이 항시 응급수술을 위해 대비를 하면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고 장시간의 수술로 육체적으로도 버거울 때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수술 후 환자가 극적으로 회복될 때 가장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수술할 때까지 힘들었던 일을 모두 잊는다”고 말했다.
주 교수의 사망 소식에 의료계에서 추모·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도 SNS에 추모 글을 올리고 있다.
그의 진료를 받았다는 한 누리꾼은 “나를 살려주신 주치의 선생님”이라며 “지난 8일에 뵌 것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불안해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분이셨다.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다. 감사하다.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우리 아버지 수술해 주신 분”이라며 “많은 이들을 허망한 죽음에서 살려주시고 본인은 허망하게 가셨다”고 했다.
고인의 유가족들은 18일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주 교수의 본인상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발인은 2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