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13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터졌던 4월 24일 연중 최고치인 20조4319억 원을 기록한 뒤 줄곧 감소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한 달여 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흔히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주춤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연평균 16조 원대까지 줄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2020년 평균(19조2214억 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파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무리해서 빚을 내 투자할 경우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이 커질 수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내기 때문에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다시 반대매매가 속출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빚투가 늘면서 미수거래로 인한 반대매매 규모 역시 1월 평균 113억 원 수준에서 지난달 476억 원까지 급증했다.
14일 5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한 배경으로 지목된 한 투자카페 대표 역시 “두 딸을 비롯해 큰 누나, 작은 매형, 처형까지 반대매매로 인해 깡통계좌가 된 상황”이라며 “‘SG사태’ 이후 소형주에 대한 무차별적 대출 제한과 만기 연장조차 해주지 않는 증권사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말부터 해당 종목에 대한 신용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하한가 사태로 빚투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로 시가총액이 작고,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에서 신용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소형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율은 평균 3.1%인 반면, 대형주는 1.1%에 그쳤다(2021년 9월 말 기준). 업종별로도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IT·전자, 제약·바이오 섹터에 신용 거래가 집중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빚투가 다시 늘어나는 건 최근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 무분별한 빚투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