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0곳·카드사 7곳 중 2곳만 입점
신용 낮은 취약차주 사실상 환승 불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출시돼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저신용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다수가 다중채무자로 1금융권으로 갈아타는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2금융권 참여가 저조해 갈아탈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1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2금융권은 카드사 7곳, 저축은행 18곳, 캐피털 9곳 등이다. 보험사는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이 중 카드사의 경우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한 곳은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뿐이다. 신한카드는 토스와 카카오페이에 입점했으며, 국민카드는 네이버페이에 들어간 상태다. 우리와 롯데카드 등은 3분기 내 플랫폼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회사들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대환대출 플랫폼의 금리 메리트가 떨어지다 보니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고객들이 유입돼도 대부분 중·저신용자이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정작 해당 서비스가 필요한 취약차주들이 많은 2금융권이 시큰둥하다 보니 저신용자들이 금리를 갈아탈 곳도 그만큼 떨어지는 셈이다. 당초의 취지였던 경쟁을 통한 금리인하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출을 갈아타기 까다로운 조건도 문제다.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갈아탈 때 신용점수나 연체 기록 확인 등 엄격한 기준을 취약 차주들이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2금융권 차주는 1금융권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2금융권 내에서의 경쟁 심화가 우려돼 공격적인 자산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하에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역마진이 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업계에서는 2금융권의 참여율이 올라가지 않을 경우 대환대출 서비스가 ‘보험다모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보험 비교플랫폼인 ‘보험다모아’는 보험상품과 보험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금융기관들의 저조한 참여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2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데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저신용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2금융권에서도 금리 경쟁력을 갖춘 대환 상품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대환대출을 끌어가는 주체가 1금융권이고, 은행권 간의 이동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서비스 개시 초반에 비해 2금융권 내에서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고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어 향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