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兆 시장 정조준…하반기 달굴 K바이오 신약은?

입력 2023-06-20 05:00수정 2023-06-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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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국내 제약사들이 발굴한 굵직한 신약후보물질의 연구·개발(R&D) 성과가 공개된다. 하나같이 거대 시장을 타깃한 만큼, 결과에 따라 K바이오의 약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통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결과가 하반기 줄줄이 공개된다. 비소세포폐암, 아토피피부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 질환의 치료제들이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하반기 신약 R&D 이벤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이다. 파트너사 얀센은 레이저티닙 MARIPOSA 임상의 최종 결과를 기존 예정보다 2개 분기 당긴 올해 4분기 발표할 예정이다.

MARIPOSA 임상은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레이저티닙 병용요법과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을 현행 표준치료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과 직접 비교하는 3상 임상시험이다. 이 결과는 레이저티닙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경쟁 약물 타그리소를 넘어설 수 있을지 판가름한다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타그리소의 무진행생존기간(환자가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한 기간·PFS) 중앙값은 18.9개월이다. 얀센은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PFS 중앙값이 30개월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이 효능을 증명하면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유한양행은 수천억 원 규모의 기술료를 받게 된다. 그만큼 유망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가 2018년 1차 치료제로 승인되자 최대 매출 예상치를 100억 달러(12조8000억 원)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R&D 중심 기업 전환점 될 JW중외제약 ‘JW1601’

JW중외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의 2b상 결과 역시 하반기 공개된다. JW1601은 2018년 전임상 단계에서 4600억 원 규모에 덴마크 피부질환 전문 제약사 레오파마에 기술수출됐으며, 5년 만에 명확한 가치를 평가받는 갈림길에 섰다.

JW1601은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이중 기전이다. 오는 7월 임상 2b상을 마칠 예정으로,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개선 정도가 1차 평가지표이다. 경쟁 약물로는 사노피의 주사제 ‘듀피젠트’, 애브비의 먹는 약 ‘린버크’ 등이 있다.

전 세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증가 추세에 따라 치료제 시장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4년 12조 원, 2028년 29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애브비의 경우 린버크의 2025년 매출액을 75억 달러(9조5000억 원)로 예상했다.

NASH로 다시 일어선 한미약품 ‘HM12525A’

한미약품의 ‘HM12525A(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15년 얀센에 기술수출됐으나 2019년 반환됐다. 이후 MSD가 2020년 NASH 치료제로 이전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1~24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간학회(EASL)에서 임상 2a상 성과가 공개된다.

HM12525A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NASH는 아직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개발 성공 시 수익성이 약속된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파트너스(The Insight Partners)에 따르면 전 세계 NASH 시장 규모는 2021년 2조 원 규모에서 2028년 31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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