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반등했지만 조업일수 하루 더 많아 '착시효과'도…일평균 수출액은 2.0% 줄어
반도체 23.5%·대중 수출 12.5% 감소…승용차·선박은 100% 이상 증가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마이너스의 늪에 빠진 한국 수출이 9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이는 조업일수가 하루 더 많아 생긴 착시효과로 일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줄었다. 정부 역시 20일까지의 통계는 조업일수 변화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단기성 통계라고 설명하며 수출 증가세 전환에 선을 그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6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8억9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특히 수출액이 1∼20일 통계상 증가를 기록한 것은 작년 8월(3.7%)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5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월간 기준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달 들어 수출이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1∼20일 수출입 통계는 단기성 통계이기 때문에 조업일수 변화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기간 조업일수는 14.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일)보다 하루 더 많았다. 이에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0% 줄었다.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1년 전보다 23.5% 줄었다. 조업일수가 더 많았음에도, 반도체 수출 부진은 큰 폭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석유제품(-35.8%)과 철강제품(-7.6%), 컴퓨터 주변기기(-22.3%) 등의 수출도 적지 않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승용차(110.1%), 선박(148.7%)이 큰 폭으로 늘며 단기간이지만, 수출 증가세 전환을 뒷받침했고, 자동차 부품 역시 전년 대비 15.1%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2.5% 감소했다.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만(-38.5%), 베트남(-2.8%)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18.4%), 유럽연합(EU·26.4%), 일본(2.9%) 등은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45억200만 달러로 11.2%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34.0%), 가스(-8.8%), 석탄(-34.3%) 등의 수입이 모두 줄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또한 반도체(-18.4%)와 석유제품(-25.8%) 등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 증가 품목은 기계류(5.0%)와 반도체 제조장비(22.9%) 등이다.
국가별로는 EU(19.8%), 베트남(7.8%) 등이 증가하고 중국(-12.9%), 미국(-17.2%), 사우디아라비아(-42.1%) 등은 줄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6억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42억98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15개월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 적자가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월간 적자 규모는 21억1700만 달러로 작년 5월(15억7700만 달러) 이후 최소를 기록하는 등 무역적자 규모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0억4400만 달러로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60.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