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이권 카르텔”vs “악마화”…‘일타 강사’ 논쟁 격화

입력 2023-06-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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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1일 서울 용산고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공교육 내 수능 출제’ 방침을 두고 ‘킬러 문항’을 배제하도록 지시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안팎에서 수능 일타 강사들의 고소득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일타 강사들이 킬러 문항에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파고들어 연간 수백억 원 이상의 소득을 거둔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20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교육계 이권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과 관련 “교육시장에서 공급자인 일부 강사들의 연 수입이 100억, 200억 가는 것은 공정한 시장의 가격이라 볼 수 없다. 잘못된 시장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 정부가 당연히 할 일”이라며 “사교육 강사는 창의적으로 사업을 해서 좋은 제품을 파는 사업가와는 다르다.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인데 남이 갖고 있지 않을 걸 가지고 초과이윤을 파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능시험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계에 이권 카르텔이 존재하는 지켜보라”고 덧붙였다.

전여옥 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윤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 문항 배제’ 지시를 비판한 수학강사 현우진에 대해 “그렇게 애들이 불쌍하면 무료로 강의하라”고 적었다. 그는 “수능은 대학 강의를 이해할 기본을 가리면 될 일이다. 킬링 문항은 고난도 문제를 내서 아이들 떨구는 말 그대로 ‘킬링’ 아니냐”고 했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는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일타강사들의 고소득 현상을 비판하는 건 “보수로서 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권이 수능과 관련해서 무언가를 질렀다가 반응이 안 좋자 만회하기 위해서 사교육 업계를 때리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사교육 업계 강사들이 고소득자라고 공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수가 할 일이 아니다”며 “일타 강사들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그의 강의를 시청했을 수십만 명에게 냉정한 잣대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SNS에 “일부 강사의 고액 연봉을 공개하고 공격하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며 결과가 아닌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수능 출제 문제가 사교육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저는)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사교육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도 “일부 강사의 고액 연봉을 공개하고 공격하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니다. 무엇보다 보수주의자의 기본 자세에 어긋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고액 연봉은 극히 일부 강사들에 해당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그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에 따른 결과지 원인은 아니다. 우리 교육 문제는 일부 강사들이 큰 돈을 벌기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고, 그들이 부유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난한 게 아니다”고 부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3월 교육부에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킬러 문항’ 배제를 핵심으로 하는 ‘공정한 수능’의 실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6월 모의 평가에서 다시 킬러 문항들이 과목별로 출제된 것을 두고 국무조정실이 교육부에 대한 복무감찰에 착수했다. 감찰 대상은 16일 대기 발령된 대입 담당국장 등 수능 출제와 관리를 맡은 교육부 관료들과 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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