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배달비에 소비자 불만 가중…이용자 감소 방어
엔데믹에 따른 야외 활동의 증가와 고물가, 비싼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의 증가로 배달앱 이용자 수가 감소하면서 배달 플랫폼 업계가 단건 배달에서 벗어나 다건(묶음) 배달로 전환하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온라인쇼핑 중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107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감소했다. 앞서 2월에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낙폭인 11.5%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거래액의 축소는 사실상 배달 수요의 감소세로도 볼 수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945만740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2%(263만5042명) 줄었다.
배달앱 이용자 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내림세를 지속 중인데, 엔데믹으로 매장에서 직접 음식을 먹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고물가로 배달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소비자 1950명 중 50.1%(977명)는 현재 배달비를 비싼 수준으로 인식했다. 또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5.9%(763명)는 현재 배달비를 비싸다고 답했다.
이용자 이탈이 지속하면서 배달비 부담을 줄이려는 업계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배달비 부담을 키우는 단건 배달에서 다건 배달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최적 묶음 배달을 시행하는 ‘알뜰배달’을 도입했다. 주문 동선이 비슷한 배달의 경우 여러 건을 묶어서 배달하는 것으로 서울 관악구와 인천 연수구, 경기 군포시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송파·강남·강동·영등포·구로 등 10개 자치구로 확대해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요기요의 경우에는 멤버십 전략을 강화했다. 배달앱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요기요는 매월 일정 요금을 내면 기본 배달료를 깎아주는 요기패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월 9900원 이용료에 배달비 무료 혜택을 내세운 ‘요기패스X’를 론칭했다. 앱 내 ‘요기패스X’ 배지가 붙은 영업장 한정(최소 주문금액 1만7000원)으로 무료배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이츠는 ‘알뜰배달’과 유사한 ‘세이브배달’을 들고 나왔다. 이와 관련해 9일 특허청에 ‘멀티배달’, ‘세이브배달’ 등의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으며 7일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일부 지역에서 세이브배달을 시범 도입했다. 동일노선에 근접한 주문 건에 한해 다른 주문과 함께 배달하는 서비스로,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할 때 ‘한집배달’과 ‘세이브배달’을 선택할 수 있다. 세이브배달을 선택하면 1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배달비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진 상황으로,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수익성을 지켜야 한다는 고민이 업체마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