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원석의 ‘낮은 포복’…섬기는 검찰로의 변신

입력 2023-06-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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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개편한 ‘검찰나우’ 방송

檢, 26일부터 ‘무료 이모티콘’ 배포
이모티콘 디자인은 검찰 직원 작품
현직 검찰총장 첫 거래소 방문까지
민원 담당자 오찬…전례 없는 행보

이원석 검찰총장의 한껏 자세를 낮춘 행보가 법조계 안팎에서 화제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검찰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검찰 방송을 개편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해 국민들이 검찰 소식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일선 청에서 민원인들을 보다 세심하게 배려하라고 주문한다.

(사진 출처 = 검찰 유튜브 공식 채널 ‘검찰나우’ 캡쳐)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1년 10월 방송을 시작한 ‘검찰방송’이 12년 만에 개편됐다. 검찰 유튜브 공식 채널 명을 ‘검찰나우’로 이달 9일 바꿨다. ‘나’와 ‘우’리를 위한 검찰의 지금(Now)을 알린다는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 구독자 수가 약 4만5000명에 달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고등검찰청 청사 안에 60여 점의 한국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며 검찰이 소장한 미술품을 큐레이터가 직접 소개하는 ‘검찰청 옆 미술관’,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관이 영장을 청구하는 일과를 따라간 ‘검찰수사관의 하루’, 올해 5월 있은 신임 검사의 대검찰청 신고식을 다룬 ‘오늘부터 검사’ 등 일반 시민에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소재를 많이 담고 있다.

특히 ‘검찰총장 제주에 가다!’ 편은 조회 수가 4만7000건을 넘어섰다. 앞서 제주지방검찰청은 3월 제주소년원에 재원 중인 소년 5명과 함께 올레 길을 걷는 소년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 제주지검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 총장이 도입했다. 때 맞춰 제주지검을 격려 방문한 이 총장은 제주도 올레길 17코스 가운데 ‘제1사라교~용담포구’ 구간 13㎞를 동행했다.

▲ 제주지방검찰청이 올해 3월 24일 13번째로 실시한 소년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에 동행한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 제공 = 대검찰청)

이 총장은 작년 9월 제45대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우리에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검찰권’을 국민을 위해 바른 방법으로 행사해야 하는 책무가 있으며, 그래서 국민의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고 검찰 구성원들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의중이 반영된 방송 개편 및 콘텐츠 개발로 해석된다.

재미난 이벤트도 준비해 색다르다는 평가다. 법조계 관계자는 “애플 3세대 에어팟과 스타벅스 아이스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당첨자 경품으로 걸고 ‘검찰나우’ 유튜브 채널 구독 이벤트를 실시한 건 좀처럼 볼 수 없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2탄까지 앞두고 있다. 검찰은 26일부터 선착순 2만5000명에게 카카오톡 친구 추가 시 무료 이모티콘을 증정할 예정이다. 이모티콘 디자인은 공모를 거쳤는데, 검찰 직원이 제출한 작품이 뽑혔다. 대검 관계자는 “뛰어난 재주를 가진 직원들이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고 놀라워했다. 이미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적용한 상태다.

▲ 26일부터 배포될 검찰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 (사진 제공 = 대검찰청)

이 총장은 20일 서울‧수원‧인천 등 수도권 8개 지검 민원실장과 민원실 수사관 등 총 16명을 서초동 대검에 초대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은 국민에게 다가서는 검찰을 위해 일선 청에서 민원 봉사 업무를 담당하는 노고를 격려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 역시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이 총장은 또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시세조종을 비롯해 내부자 거래, 사기적 부정거래 등에 대한 국민 염려가 크고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신속한 협력 방안을 마련해 범행 동기와 유인을 없애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검찰총장으론 첫 거래소 방문이다. 이 총장 측 요청으로 성사된 자리는 신봉수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과 박현철 대변인(부장검사)이 수행했다. 이 총장은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과 면담하며 공조 강화 방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가조작 사건이 빈발하자 국민 불안을 안심시킬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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