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역차별, 한국 음원앱 경쟁 역부족
‘인앱결제’ 수수료를 2년간 제외, 미봉책 분석
‘K-POP’ 산업 구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유튜브 뮤직을 서비스하는 구글이 한국 음원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에 유리한 정산구조를 적용하고, 인앱결제를 강제해 수수료를 받아가며, ‘끼워팔기’ 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달라는 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플랫폼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2년간 제외했으나, 미봉책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음원 플랫폼 업계는 ‘K-POP’ 산업 자체가 구글에 종속될 수 있다며 염려를 표한다.
22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5월 유튜브뮤직 이용자는 519만명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뮤직 이용자 수는 2021년 5월 293만명에서 지난해 5월 416만명으로 42% 늘었고, 올해 5월에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했다. 반면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자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유튜브 뮤직의 급성장 원인은 구글의 독점적 입지를 기반으로 한 가격경쟁력에 있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인앱(In-app)결제’ 또는 앱 내 제3자 결제 방식만 허용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국내 앱 사업자들은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면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때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끼워팔기’ 틈새전략을 통해 이용자를 급격히 모았다.
국내 음원플랫폼 사업자들은 유튜브 뮤직이 국내 플랫폼보다 유리한 정산구조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를 준수한다. 그러나 유튜브 뮤직은 예외다.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신탁단체들과 별도의 계약을 맺는다. 음원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플랫폼이지만,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기준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업자는 총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산하고, 수수료나 운영비 등 공제항목 없이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한다. 그러나 해외사업자는 순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산하며, 정산 시 운영비나 수수료 등 각종 비용도 공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할인 시 정산 방법도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업자는 할인을 하더라도, 정상 판매가 기준으로 정산을 하지만 해외 사업자는 할인비용을 적용해 정산을 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사업자는 단 돈 ‘0원’에 음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N개월 무료’라는 마케팅을 적용하면 할인된 판매가에 따라 순매출액은 0원이 되기 때문에 해당 N개월 동안 창작자 측에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업계는 불공정한 경쟁이 K-POP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음원사용료 역차별 이슈에 더해 구글의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뮤직을 끼워팔기 해서 국내 음원플랫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내 음악, K-POP 산업 전체가 구글에 종속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K-POP이 글로벌 빅히트를 하더라도 대다수의 수익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음악산업 생태계 전체가 쇠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으로 인앱결제 수수료가 제외됐지만, 2년 한정에 불과하다”며 “음악서비스는 그 나라의 징수 규정을 따라야 한다.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의 불공정한 경쟁에 대해서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