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흑연 장점과 인조 흑연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음극재 기술 활용
기술 선도ㆍ가격 경쟁력 확보로 배터리 소재 공급망 강화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 기업 엘앤에프가 이번에는 음극재 사업까지 뛰어들었다.
23일 엘앤에프는 글로벌 화학사인 미쯔비시케미컬 그룹과 전기차용 음극재 공급망 강화를 목적으로 '차세대 음극재 사업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쯔비시케미컬 그룹은 일본의 대형 화학 회사로서 리튬 전지용 소재인 전해액과 음극재의 주요 생산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엘앤에프는 양극재 시장 기술 선도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다각화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양사는 음극재 공급망 강화를 위한 투자 규모, 협력 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 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미쯔비시케미컬이 독자 개발한 음극재 기술은 배터리 수명을 악화시키는 팽창 현상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기존 천연 흑연의 단점으로 여겨지던 짧은 배터리 충·방전 사이클을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엘앤에프 측은 "이번 기술을 활용해 천연 흑연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인조 흑연 기술까지 뛰어넘게 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표 이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내 배터리 기업들이 생산능력(CAPA) 확장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양극재의 경우 엘앤에프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지만, 음극재는 기술 개발과 국산화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엘앤에프는 미쯔비시그룹이 보유한 차세대 음극재 기술을 활용해 IRA 법안에 따른 북미 시장 음극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국산화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엘앤에프는 수직계열화와 신사업 진출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수직계열화가 아닌 엘앤에프만의 순환구조(Closed-loop)를 통해 기술 선도와 경쟁 우위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는 “IRA법안 발표 이후 자동차 생산사와 배터리 셀 업체들이 법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재를 조달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라면서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 엘앤에프가 가진 기술력과 제조 공정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들어 엘앤에프는 국내외 기업들과 활발히 협력 관계를 맺으며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해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와 2년 동안 약 29억 달러(한화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달 초에는 LS와 전구체 사업 합작회사(JV)인 '엘에스-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전북 새만금산업단지를 거점으로 연내 전구체 공장을 착공해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