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선밸리 콘퍼런스' 출장 여부에 주목
휴정기 장기출장 예상…'구글 캠프' 참석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박 7일간의 프랑스ㆍ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점차 글로벌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선밸리 콘퍼런스와 구글 캠프 등 해외 출장지에도 직접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전날 오후 7시 5분께 전세기편으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 도착했다. 그는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뜻깊은 일정이었다"며 미소로 응답했으며, '부산 엑스포 유치 전망'을 묻는 말에는 "피곤하다"며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ㆍ베트남 순방에 동행해 6박 7일간의 일정까지 소화한 뒤 돌아왔다.
이번 출장에서 그는 20∼2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22일부터는 2박 3일간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현지시간)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하노이 삼성전자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아 한-베 디지털 미래세대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숨 가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은 내달 다시 해외 출장엔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음 출장지로는 내달 초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코가 1983년부터 개최해온 비공식 사교 모임으로 흔히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 불린다. 전 세계 IT(정보기술), 미디어 등 산업계 거물들이 참석해 인수·합병(M&A)이나 파트너십 등을 논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지만,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7년부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는 최경식 삼성전자 세트(ITㆍ모바일ㆍ소비자가전) 부문 북미총괄이 참석했다. 올해 이 회장이 직접 나선다면 7년 만의 참석으로 잠잠했던 삼성의 M&A 시계가 다시금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 24일부터 8월 4일까지 여름 휴가로 법원이 휴정하는 만큼, 이 회장이 재판 부담을 덜고 장기 출장엔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8월 초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 베르두라 리조트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구글 캠프는 '구급의 1급 비밀'로 투숙객 명단이 극비사항으로 간주되며, 참석자들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도 엄격히 금지된다. 이 회장은 캠프 설립 초기부터 이 모임에 참석했다. 한국인 참석자는 그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구글 캠프는 최근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 중인 인공지능(AI)을 주제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