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점검 후 이사회 거쳐 보고 지시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에게 해외 대체투자 상황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 모니터링 점검 결과 90조 원에 육박하는 보험권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가 ‘경계’ 단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전 보험사에 공문을 통해 최근 보험사에 대한 해외 대체투자 건전성 현황을 점검 결과를 통보했다. 공문에 적시된 조사 결과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부실자산비율은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대체투자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은 부실자산비율 및 후순위비중 위험요인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대체투자 모니터링 지표도 ‘경계’ 단계로 평가됐다. 부동산 경기둔화가 지속될 경우 관련 투자자산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보험사에게 ‘보험회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토대로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모니터링 및 위기상황 점검을 실시하고, 손실 발생 투자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이사회 등에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사에게 해외대체투자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한 현황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대체투자 비중이 많은 보험권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사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전년 말 대비 9.3% 상승한 87조3000억 원(총자산 대비 6.7%)으로 나타났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달 15일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상업용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 자산의 가격조정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해외 대체투자가 많은 보험사가 타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금감원은 올 초 보험업계와 해외대체투자에 대응하기 위한 모니터링 지표를 만들었다. 블룸버그 등 다양한 해외 시장 지표와 실제 대체투자 위험성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후 발굴한 주요 지표에서 변동이 발생할 경우 관련 투자 자산들을 점검하기 위함이다. 상업용 오피스 건물, 항공기 등 자산별 시장의 위험 수준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위험도를 구분해 바로 시장 상황을 확인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다만 금감원은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롱텀 비즈니스여서 당장의수익률이 낮아도 그자체로는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낮은 수익률만큼 충당금도 잘 쌓았는지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위험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