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대통령으로 4년 가겠다는 선전포고"
"운영위 소집 제안…대통령실, 입장 표명해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지칭한 데 대해 "극우 보수만의 대통령으로 남은 4년을 끌고 가겠다는 선전포고"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민주당 국회의원 21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김한규 문정복 민형배 박상혁 박영순 신정훈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용선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한준호(가나다 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저급한 인식에 깊은 실망과 함께 대통령의 편협한 사고 체계가 매우 위험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를 '적'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인식으로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위한 국정운영이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 기념식 축사에서 문 정부를 겨냥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국회 제1당이 반국가세력이면 대한민국 국회도 반국가세력이 접수했다는 말인가"라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반국가세력이라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48%의 국민도 윤 대통령에게는 반국가세력인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이같은 발언을 해도 정치권이 발칵 뒤집히고 공식적인 사과와 사퇴를 요구할 판인데, 현직 대통령이 어찌 이와 같은 발언을 하고도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수 있겠나"라며 "윤석열 정부가 나라를 팔아먹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으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과거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전력이 있는 만큼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민형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명백하게 자기 부정을 하고 있다"며 "반국가세력이라고 지칭한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은 "윤 대통령이 민주당과 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놀라운 망동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게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라면 사실상 대한민국은 내전 중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배 의원은 "원내대표단에서 논의가 있었지만 운영위 소집을 제안하려고 한다. 이 문제는 대통령의 개인적 발언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