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어 인천과 경기지역 아파트값이 반등을 시작하면서 하반기 수도권 경매시장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수도권 주택 경매시장은 상반기 극심한 침체에 시달렸지만, 아파트 시장은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4월 이후부터는 응찰자가 늘고, 낙찰가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천지방법원 경매 3계에서 열린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더샵인천스카이타워 전용 74㎡형 경매에는 응찰자가 35명 몰렸다. 이 가구는 지난달 25일 유찰 이후 두 번째 경매에서 곧장 낙찰됐다. 낙찰가는 4억2152만 원으로 감정가(4억4500만 원)의 94.7% 수준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또 이날 중구 중산동 하늘도시우미린 전용 60㎡형에도 응찰자 36명이 몰려 낙찰가율 69% 수준에서 낙찰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
경기지역에서도 경매시장 상승세가 포착됐다. 같은 날 남양주지방법원 경매 2계에서 열린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동부일신 전용면적 84㎡형 한 가구 경매에는 응찰자 40명이 몰렸다. 이날 경매는 앞서 두 차례 유찰 이후 세 번째 열린 경매로 최종 낙찰가는 2억4310만 원을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73.2% 수준이었다.
지난달 28일 고양지방법원 경매 6계에서 열린 파주시 대영장미 전용 59㎡형은 낙찰가율 104.9%를 기록하면서 감정가격보다 비싼 1억5099만 원에 매각됐다.
이렇듯 최근 인천과 경기지역 경매시장은 경쟁력 있는 매물을 중심으로 응찰자가 대거 몰리거나, 낙찰가율이 100%에 근접하는 등 상승 신호가 잇따라 포착된다. 이는 각종 지표로도 나타난다.
지지옥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74.9%로 5월 71.6%보다 3.3%포인트(p)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 낙찰가율은 2월 67.3%를 기록한 뒤 3월 69.8%로 70% 미만을 기록했지만, 4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지역 아파트 낙찰가율 역시 오름세다. 경기도 낙찰가율은 지난달 75.9%로 5월 73.6%보다 2.3%p 올랐다. 경기도는 2월 71.2%, 3월 72.9%, 4월 73.8% 등으로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75%로 우상향 조짐을 보인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는 아직 미집계됐지만, 인천(4월 8.5명 →5월 9.6명)과 경기도(9.8→12.9명) 모두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난달 응찰자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과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시장 훈풍은 이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와 궤를 같이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6월 넷째 주(지난달 26일 기준) 인천은 4주, 경기도는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와 달리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심리도 확산한 데다 최근 매매시장엔 저렴한 급매물이 사라지자 경매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었다”고 했다.
다만, 경매시장 해빙 이제 시작됐고 집값 상승세 역시 하반기 각종 변수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경매시장 전망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인천과 경기지역에선 경쟁력을 갖춘 물건에 대한 경매는 응찰자가 몰리고 낙찰가율이 오르겠지만, 그 외 매물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