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건 수사의뢰, 85건 관계자 문책요구, 404억 환수 추진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3일 지난해 9월 1차 발표한 전력기금사업 점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점검 TF를 구성하고 2차 점검을 통해 5359건, 5824억 원의 위법·부적정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전력기금사업에 최근 5년(2018~2022년)간 약 12조 원이 투입됐음에도 기금 운영이나 집행에 대한 점검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산업부와 1차 점검을 통해 2267건, 2616억 원의 위법·부당집행을 적발한 바 있다. 1, 2차를 합치면 위법ㆍ부적정 사항은 총 7626건, 8440억 원 규모에 달한다.
2차 점검에서는 우선 최근 3년(2019~2021년)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대출을 받은 6607건(1조1325억 원)에 대해 전수 점검을 해서 3010건(4898억 원)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허위세금계산서로 대출을 받거나 대출 후 세금계산서를 취소 또는 축소하고 농지 건축물 태양광의 경우 실경작을 하지 않고 버섯재배사, 곤축사육사 등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의 경우 1791건(574억 원)이 부적정으로 적발됐다. 산업부는 전력기금을 재원으로 발전소 주변지역의 소득증대, 공공·사회복지, 주민복지지원, 기업유치지원, 전기요금보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추진단은 보조금 규모가 큰 25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최근 5년(2017~2021년)간 보조금 집행 내역을 점검한 결과 임야를 매입해 방치하거나 취득한 부동산 임의 처분, 허위 결산 및 시청 관용차량 구입 등 집행 절차 위반 등 관리 부실, 무면허 업체 수의계약 등 계약발주 부적정 등이 대거 적발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산업부와 전력기금사업단은 지자체 사업계획, 회계법인 정산용역 결과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확성, 적정성 검토도 하지 않거나 허용되지 않는 재이월 또는 재이월금 집행을 승인하는 등 기금 운영·관리가 엉망이었다.
2차 점검에서는 전력기금을 재원으로 한 최근 5년간 전력분야 연구개발(R&D)도 추가 점검했다. 그 결과 성과가 부실해 중단된 과제 등의 연구비 미회수, 연구비 부당 수령, 무자격 업체와 계약 등 172건(266억 원)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추진단은 또 기타 전력기금 관련 부적정 사례 386건(86억 원)을 적발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전력이 한전 퇴직자 단체 자회사에 27년간 수의계약으로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위탁한 건 관련해 정부가 2019년 공기업이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토록 했으나 3년간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령 위반사항 40건도 적발했다.
추진단은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사안에 대해 626건은 수사의뢰, 85건은 관계자 문책요구, 위법·부적정 집행 중 보조금, R&D 등 사업의 404억 원 환수를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적발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분야별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대출 사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사업신청은 세부 공사비가 확정된 이후로 조정한다. 부정 대출로 악용되고 있는 버섯/곤충사육사는 대출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은 토지 등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경우 지자체가 소유권을 보유하도록 사업절차를 개선하고 마을회관 건립 등 특정 목적을 위한 토지 구매 시 후속 절차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는 한편 현재 규정이 불분명한 주민복지지원사업 지원 기준도 마련한다.
단장인 박구연 국조실 국무1차장은 "전력기금의 태양광 발전 지원사업은 향후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더욱 확대돼야 할 사업"이라며 "다만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이번에 적발된 위법·부적정 사례를 근절해 건전한 발전산업 생태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