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사회, 첫 회의 열고 차기 대표 후보자 논의 시작
내부 인사땐 ‘외압 되풀이’…외부 인사는 ‘낙하산’ 논란
적임자 찾기 고심…“누가 결정되더라도 논란 이어질 것”
KT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진을 확정하고 차기 대표이사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5월 ‘뉴 거버넌스 구축 TF’ 활동을 시작한 지 2개월만이다. 비상경영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달 중으로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확정해 경영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달 30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7인의 선임안을 확정했다. 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는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이다.
잡음이 예상됐던 대표이사 자격 요건과 관련한 정관 개정안도 무난하게 통과됐다. 일부 주주가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며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대표 선임을 더 까다롭게 만들었다는 해명에 큰 반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을 마친 KT 이사회는 이날 첫 회의를 진행해 차기 대표 후보자를 이달 말까지 확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차기 대표 후보자는 내달 임시 주총을 한차례 더 개최해 최종 선임할 방침이다.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KT는 ICT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인물도 대표 후보로 선임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 자격 요건으로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으로 세분화 하며 다양한 경영 경험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KT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태 전 자유한국장 의원, 권은희 전 국민의힘 의원 등도 차기 대표 후보로 급부상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년가량 KT경영 공백을 해결하고, 동시에 정치외압 논란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인물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외이사 7인을 확정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KT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사가 차기 대표로 결정될 경우에는 낙하산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다.
외부인사가 아닌 내부인사를 대표 후보자로 올리는 것 역시 부담이다. 앞서 KT는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잇따라 낙마하며 정치외압 공세를 받아왔다. 또 다시 내부에서 차기 대표 자리에 도전한다한들 ‘이권 카르텔’의 비판이 이어지며, 6개월간 공백사태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 차기 대표 선임과정에서 ‘내부 승진’과 ‘외부 낙하산’ 중에 어떤 인물이 내정되더라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며 “이같은 사태까지 오게 된 지난 반년간의 과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KT이사회 측에서 논의를 통해 적합한 인물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지켜보려 한다”며 “차기 대표가 결정되기 전까지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