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마고 로비 “완벽한 ‘바비’와 현실의 모순 그려”

▲배우 마고 로비가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바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영화 ‘바비’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마고 로비와 아메리카 페레라, 그레타 거윅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초 함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라이언 고슬링은 개인 사정으로 내한 일정에 합류하지 못했다.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마고 로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바비’ 팀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8개 도시 글로벌 투어를 기획,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멕시코 멕시코시티,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미국 로스앤젤레스(LA)·뉴욕과 함께 서울을 방문하고 있다.

‘어바웃 타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수어사이드 스쿼드’,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등에서 활약하며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매김한 마고 로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특히 그는 전날(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핑크카펫’ 행사에서 생일을 맞았다. 현장을 찾은 팬들이 사전에 준비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떡 케이크를 진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마고 로비는 이와 관련한 소감을 묻자 “생일을 맞이해 한국에 온 건 최고의 결정이었다. 눈물을 흘릴 뻔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벤트였다”며 “하루 동안 생일 축하를 가장 많이 받았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비는 ‘바비’에서 주연 바비 역을 맡을 뿐 아니라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그는 바비에 대해 “금발 머리, 스트라이프 수영복까지 ‘이미 박스 안에 들어가 있는 바비’”라며 “(바비가) 현실로 나가서 인간 ‘글로리아’와 연결성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 동료, 친구든 여성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요구하지만, 글로리아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모순적인 것인가를 보여준다”며 “그 과정에선 재밌는 일도 많이 일어나지만, 실제 여성과 상상 속 여성, 대표 되는 여성이 무엇이 됐든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형은 여성이 아니고, 여성은 인형이 아니다. 시나리오부터 사회적 메시지까지 잘 짜여졌다”고 자신했다.

사실 어릴 적 바비 인형과는 친하지 않았다는 설명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로비는 “어렸을 땐 진흙탕에서 놀고 주머니에 도마뱀을 넣어 다니는 여자애였다”면서 “장난감은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기도 하는데 오히려 바비를 보며 어른들의 세계를 무의식적으로 이해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배우 아메리카 페레라(왼쪽부터), 마고 로비, 감독 그레타 거윅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바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축하해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최고 버전으로 태어났고,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거윅 감독은 “어릴 때 엄마는 바비 인형을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나는 이웃 언니들한테 물려받은 바비인형을 열심히 가지고 놀았다”고 웃으면서도 “어떤 시대나 어떤 이들에게는 바비가 보여줬던 전형적 이미지가 거부감을 주기도 했다. 그 전형성을 넘어 바비를 성장하게 하고, 비현실적인 바비랜드와 바비인형을 가지고 노는 현실의 세계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바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지만, 모든 여성이 바비고, 모든 바비가 여성이라고 생각했다”며 “바비의 정체성은 모든 사람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봤다. 이런 정체성이 붕괴된다는 건 멋진 아이디어였다. 영화는 그 부분에서 출발했다. ‘바비’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넘어서서 성장하고, 다양한 복잡성을 지니게 하는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비’는 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