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많은 인플루언서ㆍ재밌는 일상 콘텐츠 강점”
유튜브에 치이고 있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와 ‘국민 포털’ 네이버가 또 한번 위기를 맞게 됐다. 유튜브가 한국에서 최초로 쇼핑 채널을 개설하면서다. 유튜브는 강력한 크리에이터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소비자 관여도가 높다는 점에서 네이버ㆍ카카오보다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달 30일, 한국에서 최초로 ‘YouTube Shopping’ 채널을 오픈했다. 해당 채널에 들어가면 실시간 라이브쇼핑을 시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 진행한 라이브쇼핑과 라이브 예정인 라이브쇼핑의 추천 및 알람까지 받을 수 있다.
5일 만에 구독자 4000여 명을 확보한 유튜브쇼핑 채널의 첫 방송 주인공은 삼성전자였다. 곧 쿠첸, 비알워터풀, 참존 등의 라이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유튜브는 쇼핑 채널을 파일럿 프로젝트로 계획했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추후 장기 운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해 말 유튜브가 쇼핑 탭을 공식으로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는 기업들과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개별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쇼핑을 진행해왔다. 영상에 제품을 태그하거나, 영상 하단에 제품의 링크를 넣는 방식이다. 이제는 유튜브에 공식 쇼핑 채널이 생기면서, 해당 공식 채널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유튜브의 사업 확대에 국내 플랫폼 업계에는 긴장이 맴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채널에 파급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면 시청 수에 적극적으로 반영이 되는데, 유튜브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친근한 플랫폼이라 협업에 적극적일 수 있다”며 “기존 라이브커머스 업체에 위협적일 수 있을 것 같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쇼핑은 네이버 쇼핑라이브, 카카오 쇼핑라이브 등 국내 플랫폼에서도 신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국민 포털 네이버를 유튜브가 추월하고, 국민 메신저 카카오에는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에 유튜브가 라이브쇼핑까지 서비스하게 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튜브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지난 5월 기준 4095만명으로, 1위 카카오톡(4146만명)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두 플랫폼의 MAU 차이는 50만명 가량으로, 역대 최소다. 두 플랫폼의 MAU 차이는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네이버의 점유율은 구글의 거센 세력 확장에 지난 2월부터 60% 밑으로 하락하며 4개월째 하락세다.
유튜브쇼핑이 인플루언서 강점을 통해 네이버ㆍ카카오 쇼핑라이브 등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유튜버에는 이미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파워풀한 유튜버들이 있고, 이들이 유튜브 라이브쇼핑의 강점”이라며 “쇼핑과 기존의 파워풀한 콘텐츠가 결합되면, 다른 라이브쇼핑과 비교했을 때 강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유튜브는 관여도가 높아 결국 라이브쇼핑에 대한 진입장벽 자체를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카카오와 네이버는 목적을 갖고 들어가야 하는데, 유튜브는 목적 없이도 재밌는 게 없는지 살피러 들어가는 지속적 관여가 가능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지 물건이 필요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관심을 갖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