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기 대표 “적임자 채용…역량 갖춘 직원 승진시켰을 뿐”
김규대 COO, ‘국힘 김기현 대표’ 장남 맞지만
“C레벨 임원으로 부족함 없는 경력‧역량 갖춰”
‘러그풀’‧‘먹튀’‧‘꼬리자르기’ 각종 의혹 제기엔
“자생력 갖추면 분사가 당연”…법적 대응 예고
“언오픈드는 적임자를 채용하고 역량을 갖춘 직원을 승진시켰을 뿐, 정치적인 배경을 고려하거나 이용한 사실이 없습니다.”
이찬기 언오픈드 대표이사가 4일 그동안 회사에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을 처음 냈다. 언오픈드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은 최근 언오픈드 및 이 회사의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다바(DAVA)에 대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언오픈드의 입장문을 대신 전했다.
언오픈드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벤처캐피탈(VC) 해시드의 자회사이자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스타트업 스튜디오다.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당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아들 김규대 씨”라고 인정하면서 “이러한 사실만 가지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단순히 블록체인 업계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이 왜 의혹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회사 설립 초기 저와 함께 일할 최고경영자(CEO) 스태프를 채용하면서 △외국어 능력 △게임 및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이해도 △적극적인 태도를 갖춘 인재라는 요건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찬기 대표이사 명의로 공개한 언오픈드 입장문에 따르면 김규대 씨는 해외 유명 대학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하고, 게임회사에 근무한 이력이 있어 게임산업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으며, 컨설팅 펌 출신으로서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태도를 갖고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팀장급 직원으로 입사했으나, 이후 훌륭한 역량을 보여줘 COO로 승진했다”며 “김규대 씨는 초기 스타트업의 C 레벨 임원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경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김규대 씨를 채용함에 있어 김규대 씨 부친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면서 “저는 김 씨 아버지가 누구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가 갖춘 경력과 역량만으로 채용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미래 산업’ 블록체인, 정치적 악용돼선 안 돼”
특히 ‘먹튀 논란’에 대해서는 “다바 프로젝트는 아직 큰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성실하게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 대표는 “다바는 1년 6개월 넘게 사업을 지속하면서 대체불가토큰(NFT) 아바타에 의상 교환 플랫폼과 이를 활용한 게임 등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아직 큰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당사는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기 위해 회사의 COO를 해당 팀에 파견, 대표를 맡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언오픈드 COO가 다바에 본격적으로 관여한 시기는 올해 1월부터다.
국내 유명 NFT ‘다바 프로젝트’는 올 1월말 메신저 프로그램 공지 채널을 통해 리더십 교체 사실을 알렸다. 이 때 당분간 다바 프로젝트는 대화명 ‘닥터크론(Dr.Krone)’이 이끌 것이란 글을 달았는데, 닥터크론이 바로 국민의힘 당대표인 김기현 의원 장남 김 씨다.
이 대표는 일부 매체가 다바를 ‘러그 풀’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러그 풀’은 악의적으로 NFT 등을 판매한 자금을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빼돌린 뒤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 대표는 “다바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충실하게 사업과 개발을 진행해왔고, 지금도 프로젝트 발전을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며 “매출로 인한 자금을 부당하게 사용하지도 않았으며, 이는 이미 작년에 투명하게 공개한 바 있다. 단언컨대 다바를 통해서 경제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은 임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벤처스튜디오가 신생 프로젝트를 사내에서 시작했다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언오픈드는 웹 3 기업 인큐베이터이자 벤처스튜디오 역할을 하고 있다. 언오픈드가 인큐베이팅하는 스타트업은 대체로 초기에는 당사 소속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자생력을 갖추게 되면 별도 법인으로 분사(Spin-off)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바는 언오픈드의 첫 번째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컴포저블 스튜디오’라는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으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비즈니스라는 것. 이 대표는 “당사가 이른바 ‘꼬리 자르기’를 위해 새로운 법인으로 다바를 독립시켰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당사는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를 믿고, 국내 웹 3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언오픈드에는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를 진지하게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 일하고 있다. 저는 이러한 저희 임직원들의 노력이 정치적으로 재단되질 않길 바란다”고 썼다.
또한 “블록체인 산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면서 만약 언오픈드와 임직원을 향한 악의적 비방과 허위사실이 있다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