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시장 미국 ‘노크’…고농도 제형 출시로 가능성↑
미국에서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되며 삼성바이오에피스·오가논의 ‘하드리마’,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연이어 미국 시장에서 출시되고 있다. 휴미라는 지난해에만 212억3700만 달러(약 27조60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중 미국에서의 매출이 약 87%인 176억1900만 달러(24조2047억 원)로 미국 시장의 영향력이 중요하다.
휴미라는 애브비(Abbvie)가 자가면역치료를 위해 개발한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억제제다. 2002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아 2003년 출시됐다. 크론병,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대장염 등 10가지 적응증에 대해 허가받았다. 20년간 200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1월 31일 암젠의 ‘암제비타’가 출시됐고 △삼성바이오에피스·오가논 ‘하드리마’, △비아트리스 ‘훌리오’ △화이자 ‘아브릴라다’ △산도스 ‘하이리모즈’ △프리제니우스 ‘이다시오’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등이 이달 중 출시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일(현지시간) 파트너사인 오가논을 통해 ‘하드리마’를 출시했다. 하드리마는 저농도(50㎎/㎖)와 고농도(100㎎/㎖) 두 형태의 제형으로 출시됐다. 포장 단위 당 2개로 구성됐고, 사전충전펜(pre-filled pen, PFP)과 사전충전주사기(pre-filled syringes, PFS)로 허가받았다. 도매가격(WAC)도 휴미라의 월 6922달러(약 900만 원) 대비 85% 저렴한 1038달러(약 135만 원)에 시장에 출시해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24개국 시장에 하드리마를 공급하고 있으며, 류마티즘관절염, 피부, 소화기 질환 전반에 5100명이 넘는 환자들의 실제 처방 임상 연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파트너사인 오가논은 출시 첫해 하드리마의 매출을 최대 9675만 달러(약 1235억 원)로 예상한다고 2월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하드리마 매출의 약 5배 규모다.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판매를 맡는 ‘유플라이마’ 고농도(100㎎/㎖) 제형은 2일 출시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플라이마 도매가격을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5% 할인된 6576.5달러(약 855만 원)으로 책정했다. 셀트리온은 다수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인구의 40%를 커버하는 보험 시장 등재가 목표다.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보다 2배 이상 긴 유효기간으로 상온에서 최대 30일 동안 안전성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라텍스(천연고무) 제거로 알레르기를 방지해 환자 편의성과 안전성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미국법인은 7월부터 환자 및 의료 관계잘ㄹ 대상으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보험이 없거나 보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 본인 부담금 및 제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다른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고농도 제형’이 출시됐다는 강점이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미국 아달리무맙 시장 내 고농도 비중은 86.7%로 미국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바이오시밀러 접근성 향상을 위해선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와 상호교환 가능한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는 게 중요하다. FDA로부터 상호교환성을 입증받으면 약사가 휴미라를 처방받아 온 환자에게 해당 바이오시밀러를 대체 조제할 수 있다.
현재 휴미라와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건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밖에 없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에서는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상호교환 바이오시밀러는 출시 후 1년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기 때문에 이들 제품에 대한 상호교환성이 인정돼도 실제 대체 조제가 가능해지는 건 내년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