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선 넷플릭스 견제 위한 연합은 필요하다는 입장
적자 상태인 양사 합병땐 시너지 통해 경영쇄신 가능
“실질적 가입자 차이…점유율 잡기 쉽지 않아” 우려도
국내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시장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토종 플랫폼간의 합병설이 불거졌다.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독과점 체제에 맞서 티빙과 웨이브가 힘을 합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넷플릭스를 견제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합병설을 뒷받침 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CJ ENM 주요 경영진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토종 플랫폼 간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은 셈이다. 합병설에 대해 양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합병을 통한 넷플릭스 견제는 꼭 필요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이 각각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적자에 빠져있는 양사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합병을 통한 경영쇄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합병설에 대해 시장의 분석은 엇갈린다.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한 국내 사업자간의 통합은 필요하지만, 시장에서 연합군이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합병을 통한 실질적인 점유율 경쟁도 쉽지 않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5월 월간 OTT 활성 이용자 수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153만 명, 티빙 514만 명, 웨이브 391만 명 등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양사가 합병할 경우 905만 명으로 넷플릭스의 MAU와 차이가 좁혀지겠지만, 실질적인 이용자 증가 수는 이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 가입자는 중복 가입자가 많고,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사가 힘을 합친다고 한 들 현재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점유율을 따라잡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티빙은 CJ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을 통해 자체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증가하는 것은 강점으로 작용한다. 넷플릭스에 의존하는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에 국내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수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플랫폼간 합병을 통해 이용자들이 서비스 비용이 낮아질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을 심사할 때에는 독과점에 따라 시장비용이 증가하는지 여부를 꼼꼼히 따진다.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독점 체제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오히려 시장가격이 맞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OTT 시장 구조를 볼 때 요금이 높아진다는 것은 곧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건재한 상황에서 요금통제 가능성이 커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