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공개회의…'1호 혁신안' 논의 공전에 강경대응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6일 쇄신 논의에 미온적인 당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당이 엄중한 위기 의식 없이 기득권에 안주하며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인 일부 중진 의원들을 거명하며 언행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주재한 제6차 회의에서 "혁신위 출범 2주가 지났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적인 분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국민이 민주당에 느끼는 실망감과 당 내부인이 스스로 바라보는 인식 간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며 국민의 정치 불신과 혐오, 당 위기에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며 "당과 대한민국의 운명보다는 자기 정치에 급급한 나머지 자중지란의 모습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모두발언을 공개한 것은 공식 출범한 지난달 20일 첫 회의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3일 '불체포특권 포기' 당론 채택을 골자로 하는 1호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당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쇄신 논의가 공전하자 강경대응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원들도 저마다 당에 쓴소리를 보태며 혁신안 관철을 위한 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기득권 포기를 촉구했다.
윤형중 위원은 "혁신위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제안했는데, 지금의 검찰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생각해서겠나"라며 "국민 눈높이에는 칼을 든 검찰이나 철갑을 두른 민주당이나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은 '불체포특권이 필요하고 지금의 검찰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대국민 설득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김남희 위원도 "혁신하겠다면 권력을 둘러싼 투쟁이 아니라 미래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혁신위를 만들어놓고 남 일처럼 구경하는 것 같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고 혁신위 의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반성하고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당 중진의 경솔한 언행 자제를 촉구하는 과정에서 강경 발언도 나왔다.
서복경 위원은 "기강이나 기율이 없는 조직을 민주적인 조직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합지졸이나 콩가루집안이라고 한다"며 "김 위원장은 우아하게 말씀하셨지만 김영주 의원, 그게 사과하는데 며칠이나 걸리는 일이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최근 본회의장에서 '일본 여행 문자' 논란에 휩싸여 사과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서는 "검찰과 싸움은 법정에서 하시라"며 "그 일로 당은 굉장한 위기를 겪고 있다. 조율되지 않은 말로 당내외에 혼란을 초래하는 일은 자중하라"고 말했다. 당내 계파 갈등과 관련해 최근 분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상민 의원에게는 "옆집 불구경하는 것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